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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기억] 물 속으로 떠난 조오련

입력
2016.08.0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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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물개' 조오련이 2008년 7월 29일 '독도는 우리 땅'임을 알리기 위해 태극기를 들고 독도를 33바퀴 헤엄쳐 돌고 있다.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이 2008년 7월 29일 '독도는 우리 땅'임을 알리기 위해 태극기를 들고 독도를 33바퀴 헤엄쳐 돌고 있다.

“니, 조오련이 하고 바다거북이 하고 수영 시합하모(하면) 누가 이기는지 아나?”

2001년 개봉한 흥행영화 ‘친구’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 중 하나다. 실제로는 사람이 바다거북과 경쟁해 이길 수는 없지만 “10km만 넘으면 내가 이길 것”이라고 큰소리치던 그의 말이 허풍으로 들리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2009년 8월 6일, ‘아시아의 물개’조오련의 영결식이 전남 해남에서 열렸다. 1970년대, 50회가 넘는 한국신기록 수립과 아시안게임 연속 금메달 획득으로 국민영웅에 올랐던 그가 고향 해남에서 대한해협 2차 횡단 준비를 하던 중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이다. 향년 57세.

한국 수영을 얘기할 때 조오련을 빼놓을 수 없다. 화려한 선수 생활을 접은 후에도 대한해협 및 도버해협 횡단에 성공했고 한강 600리도 완주해 냈다. 2003년 8월에는 두 아들과 울릉도에서 헤엄쳐 독도에 닿았고 세상을 뜨기 한 해전인 2008년 7월에는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33인을 기리기 위해 독도를 서른 세 바퀴 헤엄쳐 돌기도 했다.

박태환 이전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과 ‘아시아의 인어’ 최윤희는 한국 수영의 상징이었다. 그들의 땀과 노력이 있었기에 오늘날 한국 수영이 세계를 넘보게 된 것이다. 리우올림픽이 개막됐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새로운 도전에 나선 박태환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손용석 멀티미디어부장 st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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