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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錢大’가 변했다, 새누리 더민주 대표경선 짠손 모드

입력
2016.08.0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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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별도 캠프 사무실 개설 줄고

의원회관에 ‘거점 캠프’만

문자메시지 인력동원도 급감

“거물급 불출마 영향” 분석도

더민주 온라인 당원이 좌우

후보들, 지역 돌며 대면접촉보다

SNS 등 통해 표심 집중 관리

최고위원 권역별 선출도 영향

새누리당(9일)ㆍ더불어민주당(27일) 전당대회에 나선 당권 주자들이 선거비용 거품을 쫙 뺐다. 전대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할 공식자금 외에 수억원에서 수십억원까지 비공식 자금이 투입됐던 ‘돈 선거ㆍ밥 정치’ 구태와는 확실히 다른 양상이다. 이번 전대에서는 세 과시 차원에서 동원하는 ‘알바’ 선거운동원, 묻지마식 문자메시지 살포, 지역별 조직책 관리까지 전통적 구태 선거운동이 눈에 띄게 줄었다. ‘검은 돈’ 거래 장소로도 쓰였던 별도의 캠프 사무실을 운영하는 후보도 손에 꼽을 정도다. 대신 나홀로 캠프를 차리거나 언론 인터뷰와 TV토론회,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홍보에 집중하는 ‘짠돌이’식 경선 준비가 한창이다. 전대의 성격이 내년 대선을 관리하는 당 대표를 뽑는 선거라 ‘대어급’ 당권 주자가 없고, 경선 열기가 상대적으로 약하다 보니 일시적으로 빚어진 현상이라는 평가도 없지 않다. 하지만 이번을 계기로 ‘쩐(錢)당대회’라는 오명을 벗고 돈 안 쓰는 당내 선거 문화가 정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력주자 없는 새누리당 전대

현재 새누리당 전대에서 뭉칫돈이 투입되는 별도 캠프 사무실을 낸 후보는 이주영ㆍ정병국 후보 정도다. 나머지 이정현ㆍ주호영ㆍ한선교 후보는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이 거점 캠프다. 이정현 후보는 말 그대로 ‘나홀로 캠프’다. 이 후보는 본보 통화에서 “점퍼 입고 무작정 터미널로 가 차표 끊고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며 “지금까지 몇 백만원도 안 들었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한선교 후보 측은 “캠프는 따로 없고, 인력도 전ㆍ현직 보좌진이 전부”라고 했다. 주호영 후보도 별도의 캠프 사무실이 없고, 전국 자원봉사자들이 일할 공간으로 국회 앞 오피스텔을 한 달간 월세 100여만원에 빌린 게 전부다.

조직적인 인력 동원 경쟁도 과거에 비해선 덜했다는 평이다. 한 중진 의원실 관계자는 “평소 친한 의원이 전대에 출마하면 200만~400만원씩 지원하거나 전대 대회장에 버스 4,5대 정도 불러 지역의 당원들을 모아준다”며 “센 주자가 있다면 줄 서고 불려 다니느라 바빴을 텐데 이번에는 캠프에서 일할 보좌관 1, 2명 보내준 게 전부”라고 말했다.

문자메시지 발송, 홍보동영상 제작도 대폭 줄었다. 한선교 후보 캠프는 “사모님의 응원을 담은 홍보동영상을 만든 게 전부”라고 말했다. 카카오톡이나 문자메시지를 통해 암암리에 살포되던 정체불명의 여론조사 결과 퍼나르기도 이번에는 자취를 감췄다. 이번 전대 기간 여론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캠프는 한두 곳 정도에 불과하다.

각 후보캠프는 전국 253개 지역구 조직책 관리 비용도 크게 들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2014년 전대 때는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까지 투입됐다는 게 정설이다. 모 후보 측은 “이번엔 원외당협위원장들이나 초선 의원들의 조직 정비가 튼실하다고 볼 수 없고, 재선 이상급은 이미 투표할 후보를 정해놓고 있어 관리가 절실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또 서청원, 최경환, 나경원 의원 등 인지도가 높은 후보군이 불출마하면서 전대 흥행 열기가 불붙지 않는 것도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당 관계자는 “당권에 도전하려고 1년 전부터 전국을 돌았던 이주영 후보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선거를 치르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 당원과 지도부 선출 방식 변경 탓에 돈 아낀 더민주

더민주 전대는 온라인 당원의 급증과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만든 혁신안 덕분에 전대 비용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연말과 올 초 입당한 온라인 당원 약 10만명이 과거와 달리 큰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당권 후보가 전국을 일일이 돌며 당원ㆍ대의원들을 직접 만날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줄었다. 특히 당원이 대의원을 추천할 수 있게 되면서 온라인 당원의 힘은 배가되고 있다. 전대에 출마한 적 있는 한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해 2ㆍ8 전대만 해도 지역을 돌며 밥값을 내느라 비용의 절반 이상이 들어갔는데 이번에 보니 캠프 내 SNS 대응팀이나 온라인 당원 관리팀이 표심 관리에 더 효과를 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최고위원회 구성 방식의 변화도 비용 절감에 기여했다. 기존에는 전대로 뽑힌 최고위원 5명과 당 대표가 지명한 최고위원 2명으로 최고위원회가 구성됐지만, 이번엔 권역별 최고위원 5명을 따로 뽑는다. 당 대표 후보 3명만 전국을 돌고, 권역별 최고위원은 해당 지역에서만 지지를 확보하면 돼 경선 비용을 아낄 수 있는 구조다.

더민주 전대에 출마하면 최소 3억원 이상은 써야 한다는 게 정설이다. 기탁금 8,000만원과 선거사무실 임대비용 5,000만~6,000만원에, 캠프 실무진 활동비, 여론조사 및 문자 발송 비용까지 2억원 지출은 기본이고, 여기에 1억원 정도의 지역유세 비용을 추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여기다 지역별 거점관리 비용 2억원을 추가하는 경우도 빈번했고, 당원이 집중적으로 몰린 호남에 상주 인력을 배치하면 10억원까지 쓰게 된다는 이른바 ‘3ㆍ5ㆍ10’의 법칙도 회자됐다. 그러나 이번 전대에서는 일부 후보를 제외하면 대부분 3억원 선에서 경선 비용을 맞추는 선거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뒤늦게 뛰어든 비주류 측 이종걸 후보도 전통적 선거방식을 모두 버리고 ‘최소 비용 선거’를 추구하고 있다고 캠프 측은 전했다.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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