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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사망’ 아동 엄마, 밥 굶기고 상습 폭행 등 보름간 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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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사망’ 아동 엄마, 밥 굶기고 상습 폭행 등 보름간 학대

입력
2016.08.0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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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뒤 아빠와 살다 보육원에

6월 데려와서 동료와 돌봤지만

말 안 듣는다며 자주 때려

사고 당일도 의식 잃자 발길질

“또 쇼를 하고 있다 생각” 진술

발인 마치고 심경 바뀌어 자백

햄버거를 먹던 4살짜리 딸이 숨진 인천시 남구의 주택. 연합뉴스
햄버거를 먹던 4살짜리 딸이 숨진 인천시 남구의 주택. 연합뉴스
그림 2햄버거를 먹고 이를 닦던 중 갑자기 쓰러져 숨진 4살 어린이의 엄마가 딸을 때릴 때 사용한 철제 옷걸이. 인천지방경찰청 제공
그림 2햄버거를 먹고 이를 닦던 중 갑자기 쓰러져 숨진 4살 어린이의 엄마가 딸을 때릴 때 사용한 철제 옷걸이. 인천지방경찰청 제공

햄버거를 먹고 양치질을 하다 갑자기 쓰러져 숨진 4살 여자아이가 사망 전 보름간 어머니에게 지속적으로 학대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20대 어머니는 말을 잘 듣지 않는다며 하루 종일 밥을 굶기고 몽둥이와 철제옷걸이로 아이를 폭행했다.

인천 남부경찰서는 5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로 숨진 A(4)양의 어머니 추모(27)씨를 긴급 체포했다.

추씨는 지난달 14일부터 지난 2일까지 “아이가 말을 듣지 않는다”며 철제 옷걸이 등으로 8차례에 걸쳐 A양의 발바닥과 다리, 팔 등을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A양은 2012년 부모가 이혼하면서 아버지(32)와 계속 살았으나 집안 사정 등으로 지난 4월 인천의 한 보육원에 맡겨졌다. 추씨는 6월 중순 보육원에서 A양을 데려와 직장동료인 여자 친구 B(27)씨와 함께 생활하며 교대로 집에서 돌봤다.

추씨는 딸을 처음 보육원에서 데려왔을 때는 지극정성으로 돌봤지만 점차 폭력적으로 변해 갔다. “말을 듣지 않는다” “인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신문지에 테이프를 감아 만든 길이 45㎝의 몽둥이나 세탁소에서 주로 사용하는 철제 옷걸이로 상습적으로 폭행했다.

추씨는 A양이 숨진 지난 2일 오후 1시쯤에도 화장실에서 양치질을 하던 A양이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꾀병을 부린다”며 머리채를 잡아 흔들었다. 또 A양의 머리를 화장실 바닥에 내리찍고 쓰러진 딸의 머리와 배, 엉덩이 등을 발로 차 폭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A양은 추씨가 “버릇을 고치겠다”며 밥을 주지 않아 28시간 동안 굶다, 추씨가 배달시켜준 햄버거 한 개를 급히 먹은 뒤였다.

추씨는 경찰 조사에서 “혼낼 때마다 딸이 자주 쓰러져 이날도 ‘또 쇼를 하고 있다’는 생각에 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쓰러진 딸의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판단한 추씨는 그제야 119에 신고했고, 직접 심폐소생술까지 했지만 딸은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 숨졌다.

추씨는 초기 경찰조사에서 “훈육 차원에서 딸을 손바닥으로 한두 대 정도 때린 적은 있다”며 “딸의 몸에 든 멍은 사고 당일 애가 쓰러졌을 때 정신을 차리게 하려고 몇 차례 때리는 과정에서 생긴 것”이라고 학대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불구속 상태에서 4일 딸의 발인식을 마친 추씨는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결국 학대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양이 숨질 당시 함께 있었던 B씨에 대해서도 아동학대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의 정밀 조사에서 추씨의 폭행과 A양의 사망과의 인과관계가 확인되면 아동학대 치사혐의로 변경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앞서 A양은 지난 2일 오후 1시30분쯤 인천시 남구 주안동의 한 다세대 주택 화장실에서 양치질을 하던 중 쓰러졌다. 경찰은 숨진 A양의 몸에서 생긴지 2~3일 정도 된 것으로 보이는 멍 자국과 발목 주변 3~4곳에서도 상처 흔적이 발견되자 아동학대 혐의로 추씨를 수사해 왔다.

송원영기자 wys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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