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스타 박보검이 중국 언론과 네티즌들로부터 “중국을 모욕했다”며 뭇매를 맞고 있다. 그가 출연한 한 스포츠브랜드 광고를 두고서다.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한반도 배치 결정과 관련 중국의 ‘한류스타 때리기’가 도를 넘어서는 모습이다.
중국 주요 언론들은 5일 “한류스타 박보검이 중국을 모욕하는 광고에 출연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일제히 보도했다. 특히 관영 환구시보 인터넷판인 환구망은 박보검과 광고회사 중 어느 쪽의 책임이 더 큰지를 묻는 온라인 여론조사까지 실시했고, 차이나데일리는 “대륙을 비방하고 있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관영매체들이 이례적으로 특정 배우를 지목해 논란을 부추긴 것이다.
중국 언론들이 문제 삼은 광고에는 박보검이 ‘만리장성’이란 이름의 남자와 바둑을 두다가 장면이 바뀌어 춤 대결을 펼치던 중 한 여성이 ‘만리장성’의 뺨을 때리자 이를 보고 웃는 장면이 있다. 박보검은 다시 대국 장면으로 돌아와 ‘만리장성’을 이긴 뒤 “난 내가 즐거워”라고 말한다. 해당 광고 영상은 전날 오후부터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를 통해 급속히 퍼져나갔다.
이를 본 상당수 중국 네티즌들은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인터넷과 SNS에서는 박보검 개인에 대한 비난과 해당 제품에 대한 불매 촉구 글이 쇄도했고 “만리장성을 악마화하고 있다”거나 “중국인들의 자존심이 짓밟혔다” 등 의도적으로 갈등을 조장하는 글들도 많았다. 또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한국 영상물의 수입을 막아야 한다”거나 “중국의 돈이 모두 외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등 한국 연예인들의 중국 내 활동에 대한 제재를 촉구하는 주장도 적지 않았다.
일부 네티즌들은 “중국에서 번 돈으로 미국 무기를 사서 중국인들의 목을 겨누려고 한다”(웨이보 아이디 ‘pain7**’)는 등 사드 문제를 직접 거론하는가 하면 인민일보나 중국중앙(CC)TV 등 관영매체의 사드 관련 보도를 자신의 글에 링크시켜 놓기도 했다.
베이징=양정대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