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뉴스] 믿거나 말거나… 트럼프가 CIA를 만났을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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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 믿거나 말거나… 트럼프가 CIA를 만났을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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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5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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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후보와 미 중앙정보국(CIA) 로고

법으로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미국에서는 민주ㆍ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가 공식 지명되면 그들에게 대통령 수준은 아니지만, 국가안보와 세계정세에 대한 매우 상세한 정보 브리핑을 하는 게 관행입니다. 1945년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의 급서 이후 후임자가 됐던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 들어왔을 때 원자폭탄 개발 등 핵심 국정사항을 너무 몰랐다는 걸 깨달은 뒤 생겨난 관행이랍니다.

당연히 이번에도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미 중앙정보국(CIA) 등이 정보 브리핑에 나설 예정이랍니다. 그런데 외교ㆍ안보 분야에서 무지를 드러내고 있는 트럼프에 대한 우려 때문에 최근(4일자) 뉴욕타임스에는 ‘트럼프가 CIA를 만났을 때’라는 칼럼 기사가 실렸습니다. 글을 읽다가 웃기기도 하고, 트럼프의 정체를 보여주는 것 같아 소개합니다.

트럼프가 CIA요원에게 대중국 관계를 보고받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칼럼에서 트럼트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의 영문 이름을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CIA 보고자(이하 CIA): “트럼프 후보님, 저는 CIA의 진 스미스 입니다.”

트럼프: “스미스? 흠, 그게 당신의 암호명입니까? 당신 그거 알아요? 나는 CIA에 대해 엄청 많이 알아요. 대부분의 CIA 간부들보다 더 많이. 아주 대단하고 굉장한 조직이지요 CIA는.”

CIA: “사실, 스미스는 제 본명입니다. 어쨌든 이제 중국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우리의 중국에 대한 정세 판단은 시(Xiㆍ시 주석)가 후(Huㆍ후 전 주석)보다 더 공격적이라는 겁니다.”

트럼프: “그 여자(Xi를 she로 잘못 알아들음)가 누구(Hu를 Who로 알아들음)보다 더 공격적이라구요?”(She is more aggressive than who?)

CIA: “네 그렇습니다”(트럼프가 ‘시(Xi)가 후(Huㆍ후 전 주석)보다 더 공격적이라구요?’라고 한 걸로 알아들음)

트럼프: “흠. 그 여자를 만나보고 싶네요. 나는 적극적인 여자를 좋아해요. 아주 괜찮아 보여요.”

CIA: “누구를 말씀하시는지요?”

트럼프: “나는 정확히 모르죠. 그 공격적인 여자 말이에요.”

이쯤 되면 트럼프를 만난 CIA 요원은 매우 당혹스러울 법도 합니다. 그래도 CIA요원이 상당히 인내심이 있었던지 웃음까지 참아가면서 브리핑을 이어갑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더욱 황당한 트럼프의 답변이 나옵니다. 끝까지 시주석을 여자로 오해하고 있던 트럼프는 시주석이 남자라는 CIA요원의 지적에 ‘트랜스젠더(성전환자)’라는 기발한 착상을 떠올립니다.

CIA: “트럼프 후보님. 시는 남자입니다. 중국 국가주석입니다.”

트럼프: “그 여자가 남자라구요. 중국 국가주석이 트랜스젠더인가요? 와우. 중국 사람들이 생각보다 현대적이네요. 내 말은 나도 그걸 알고 있었다는 거죠. 나는 중국에 대해 정말 많이 알아요. 당신은 내가 젓가락 다루는 걸 한번 봐야 합니다. 내가 언제 화끈한 중국 아가씨 만난 얘기 한 적 있나요? 그 여자 정말 현대적이고 멋졌는데. 아 근데 당신 의견은 뭐죠. 중국 사람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CIA: “우리는 중국 지도부가 당신이 대선에서 승리하기를 원한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그 얘기에 나는 놀랍지 않아요. 이제는 아무도 읽지 않는 신문 나부랭이들이 내가 무역전쟁을 벌일 거라고 하죠. 그런데 중국이 내가 승리하기를 원한다구! 굉장해요! 그런데 그 여자는 왜 내가 이기기를 바라는 거죠. 그 성전환했다는 대통령 말입니다.”

CIA: “시는 성전환자가 아닙니다! 시는 후보께서 한국ㆍ일본 등과의 동맹관계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기 때문에 승리하기를 원합니다. 또 후보께서 대통령이 되면 미국 영향력이 전례 없이 위축될 거라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트럼프의 놀라운 발상에도 CIA요원은 북한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트펌프를 지지한다는 보고를 이어갑니다. 트럼프는 거의 모든 이슈를 제멋대로 해석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트럼프가 선견지명(prescient)이라는 단어와 선물(present)이라는 단어를 혼동하는 것은 이해하고도 남지만 그는 심지어 발틱과 발칸반도까지 헷갈립니다. 인내심의 CIA요원은 드디어 마지막 이슈인 중동문제로 접어들지만 트럼프는 끝까지 놀라운 발상을 멈추지 않습니다.

CIA: “후보님, 중동 정세는 매우 복잡해서…”

트럼프: “중동은 정말 문제에요. 그들은 나를 존경하지 않아요. 핵무기를 두고도 뭐하는 거죠? 우리가 핵 무기가 있는데, 왜 안 쓰는 거죠? 우리가 왜 저 쿠르드(Kurds) 사람들에게 핵폭탄 몇 개를 떨어뜨리면 안되나요?”

CIA: “쿠르드 족이요? 시리아에서는 그들이 우리가 유일하게 믿을 만한 동맹입니다.”

트럼프: “그들은 나쁜 짓을 하고 있어요. 아주 나쁜 짓. 그걸 일요일 뉴스에서 봤어요.”

CIA: “아, 쿠도스 군대(Quds Forceㆍ이란 혁명수비대의 해외조직) 말씀이시군요.”

트럼프: “쿠르드와 쿠도스가 큰 차이가 있나요? 내가 명령을 내리면 당신들은 가서 싹 쓸어버리면 되는 거예요. 마이크 펜스(트럼프의 부통령 후보)에게 전화해봐요.”

CIA: “저 그런데, 지금 당신은 아직 후보 신분입니다.”

트럼프: “어쨌든, 인터넷 보안에 대해 말해 보세요. 약간 지루하네요. 미스 스웨덴(트럼프는 과거 미스 유니버스 대회를 주최했음) 휴대폰을 해킹해서 그녀의 ‘셀카’를 점검해 보는 건 어떨까요? 내가 당선되면, 나는 정말 굉장한 팀을 꾸려서….”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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