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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저 끝까지 여행의 동반자, 우주천문학

입력
2016.08.05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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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미션

크리스 임피, 홀리 헨리 지음ㆍ김학영 옮김

플루토 펴냄ㆍ724쪽ㆍ2만8,000원

몇 주전 내가 속한 페이스북 그룹 ‘과학책 읽는 보통 사람들’ 멤버들과 함께 경남 산청의 ‘별아띠’ 천문대엘 다녀왔다. 내게 그날 밤 별아띠의 천체망원경은 경이로운 우주를 펼쳐보였다. 소행성의 충돌로 생긴 게 분명한 달 표면의 무수한 크레이터들, 토성과 그 위성이 만들어낸 신비로운 고리들, 목성과 네 위성. 사진으로 보는 것과는 분명 차원이 달랐다. 특히 갈릴레이가 인류 최초로 망원경을 통해 400년 전에 처음 보았다는 목성의 네 위성이 거의 일직선으로 점점이 보일 때는 더욱 감격스러웠다.

인류가 수십만 년 동안 맨눈으로 하늘을 보다가 망원경을 써서 관측천문학을 시작한 지 이제 겨우 400년이다. 그 동안 관측천문학은 갈릴레이의 수제 망원경에서 시작해, 시야와 배율을 크게 늘린 플랜트급 전파 망원경 어레이(VLA)로까지 발전했고, 대형CCD(전하결합소자)를 이용한 사진 촬영과 이를 영상으로 분석하는 관측 기법이 결합되는 등 눈부시게 발전했다.

그러나 지상에서의 관측은 지구의 대기층으로 인해 두 가지 커다란 한계에 부닥칠 수 밖에 없다. 첫째, 대기가 흔들리는 현상 때문에 천체의 상이 원래보다 더 커지고 덜 선명할 수 밖에 없다. 둘째, 빛이 지구에 도달하면서 생명에 치명적인 X-선, 감마선, 적외선 등을 흡수하기 때문에 가시광선과 전파 영역을 제외한 다른 파장의 전자기파를 이용한 관측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대기층 너머 우주로 나가서 천문 관측을 하면 어떨까? 이런 아이디어가 실현된 것이 바로 ‘우주천문학’이며 지금부터 약 50년 전에 미항공우주국 나사가 천체관측위성 임무들을 시작하며 비롯되었다.

‘스페이스 미션’은 지난 40여 년간 우주의 끝까지 밀어붙인 인류의 무인 우주 탐사 및 관측에 관한 이야기인 동시에 천문학의 최신 연구성과 보고서다. 저자들은 자신들의 책을 이렇게 소개한다. “이제부터 이어질 내용들은 우주에 대한 우리의 지식을 확장시켜준 수많은 장비나 기능들에 대한 단순한 조사가 아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저 머나먼 세상들을 향해 새로운 창들을 활짝 열어준 열한 개의 우주 탐사 밀사들의 모험담이다.”

저자들이 말하는 11개의 밀사란 무엇일까? 화성에 착륙한 바이킹, 스피릿, 큐리오시티. 태양계 끝 그리고 그 너머로 떠난 보이저 1호와 2호. 토성의 눈부신 고리를 보여주고 그 위성을 탐사하기 위해 토성으로 보내진 카시니와 하위헌스. 혜성의 꼬리를 잡아 별먼지를 포획한 스타더스트. 지구에서 160만㎞ 떨어진 라그랑주 점 1에 마치 외딴 초소처럼 위치해 태양의 맥동을 주시하고 있는 소호. 0.002초각의 정확도로 10만 개 별의 위치를 측정하여 우리 은하의 지도를 그려주고 있는 히파르코스 탐사위성. 가시광선으로만 우주를 관찰하던 천문학자들의 눈가리개를 벗겨주며 중성자별이나 블랙홀, 별들의 탄생 등의 관측을 가능하게 해 천문학에 일대 혁명을 일으킨 스피처와 찬드라 위성 등등.

이 책은 우주론이 “성능 좋은 최신 관측장비들, 컴퓨터 시뮬레이션, 그리고 우주의 빅뱅 기원론과 중력이론처럼 믿을 수 있다고 증명된 든든한 이론들로 박차를 달고 전진하는 역동적인 학문”임을 보여준다. 책을 읽는 내내 저자들과 우주 탐사를 함께 한 느낌이다. 그것도 우주 끝까지.

과학책 읽는 보통 사람들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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