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취업 심사 보류 우여곡절 끝
전무에 금융위 출신 송재근씨
여론 반발에도 집요한 낙하산 행렬
1년 가까이 공석이던 생명보험협회 전무 자리에 송재근 전 금융위원회 감사담당관(과장)이 4일 내정됐다. 앞서 6월 공직자윤리위원회(공윤위) 재취업 심사에서 한 차례 보류됐지만, 지난달 29일 재심을 신청해 ‘취업 가능’ 판정을 받아낸 것이다. 금융권에 파다하게 나돌던 “금융협회 2인자 자리는 결국 관피아(관료+모피아) 몫이 될 것”이라던 얘기가 결국 현실로 확인이 된 셈이다.
생보협회를 비롯한 주요 금융협회들은 세월호 사태로 관피아 논란이 제기된 이후 임기가 만료된 관료 출신 부회장들이 떠나면서 전무직으로 대체했다. 당시 금융위원회는 이 자리에 내부승진을 권고했다. 하지만 이름만 바뀌었을 뿐 전무 자리에 관료나 금융당국 출신의 낙하산 시도는 집요하게 이뤄졌다. 송 전 과장은 이미 3월부터 내정설이 돌았고, 결국 입성에 성공했다.
생보협회가 첫 스타트를 끊은 만큼 앞으로 다른 금융협회의 낙하산 행진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작년 2월 이후 공석인 손해보험협회 전무 자리 역시 금융감독원 국장을 지낸 S씨의 내정설이 오래 전부터 돌고 있고, 은행연합회 전무직 역시 이미 관료 출신의 입성 시도가 여러 차례 진행되다 10개월째 공석 중이다.
공윤위 재취업 심사에 대한 무용론도 제기된다. 공윤위는 퇴직 전 5년 동안의 부서ㆍ기관의 업무와 취업예정업체 간에 밀접한 관련성이 확인되면 취업을 제한한다. 송 전 과장의 퇴직 전 업무는 ‘금융위 소속 및 산하기관ㆍ단체의 감사’를 총괄하는 감사담당관이었다. 생보협회도 당연히 그 대상이지만 공윤위는 밀접한 관련이 없다고 결정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감사 주체와 감사 대상이 업무 관련이 없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공윤위 취업심사과 관계자는 “생보협회에 대한 직접 감사는 금융감독원이 진행하고 금융위는 이를 통한 간접 감사”라며 “간접 요인으로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할 수 없다고 심사위원들이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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