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협의회는 4일 “이배용 원장의 연임을 절대 반대하며 공개 모집을 통해 유능한 신임 원장이 와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 한중연 교수진이 9월로 3년 임기를 마치는 현 원장의 연임을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선 것은 드문 일이다. 이 원장은 사학자로 이화여대 총장을 지냈다.
교수협은 성명에서 이 원장의 잘못을 9가지 항목으로 나눠 지적하면서 “구성원 의견을 듣지 않고 일방통행적 지시만 일삼았고 무능하고 편파적인 인사를 기용해 갈등만 조장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이 원장이 한중연의 핵심 기능인 고문헌 자료 연구ㆍ조사 기능을 등한시하면서 ‘스토리텔링’ 위주로 사업을 개편해 연구원의 존립근거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또 개인적 인맥이나 친분관계, 사적 편의를 위해 조직을 운영해 직원들에게 수많은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교수협 관계자는 “굵직한 일들은 물론이거니와 일일이 말로 다 할 수 없는 사소한 일들에 대해서도 원장 편의대로 운영한 사례가 한두가지가 아니다”면서 “이대로는 더 이상 교수들이 참아낼 수가 없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라고 말했다. 교수협은 성명서 발표 이전 한중연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이사회에도 같은 내용의 건의서를 제출했다. 한중연 교수협에는 재직 교수 51명 가운데 43명이 참여하고 있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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