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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 4년후 도쿄대첩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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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 4년후 도쿄대첩 ‘예약’

입력
2016.08.0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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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베이징올림픽 야구 결승전에서 쿠바를 3대2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선수들이 경기 후 환호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야구 결승전에서 쿠바를 3대2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선수들이 경기 후 환호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08년 8월23일 중국 베이징 우커송 경기장에서 벌어진 한국과 쿠바의 올림픽 야구 결승전. 3-2로 앞선 한국은 9회말 1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고, 구원 등판한 정대현이 쿠바의 강타자 율리에스키 구리엘에게 3구 바깥쪽 변화구를 던졌다. 다행히 공은 유격수 박진만 앞으로 굴러갔고, 순식간에 2루수 고영민을 거쳐 1루수 이승엽에게 연결됐다. 경기를 끝낸 병살타. 한국이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따낸 순간이자, 올림픽 야구의 ‘마지막’ 장면이기도 했다.

이후 올림픽 무대에서 사라졌던 야구가 12년 만에 부활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4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제129차 IOC총회를 열고, 야구-소프트볼, 서핑, 스케이트보드, 클라이밍, 가라테 등 5개 종목을 2020년 도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했다. 가장 관심을 끈 건 야구의 부활이다.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에서 첫 정식 종목이 된 야구는 2008년 베이징 대회를 끝으로 올림픽에서 퇴출됐다. 한국 미국 일본 대만 등 일부 국가에서만 인기를 누리는 종목인데다, 통상 3시간에 가까운 긴 경기 시간, 올림픽 기간 중에도 미국 메이저리그가 열려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불참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야구 인기가 높은 2020년 올림픽 개최국 일본이 강한 입김을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지난해 9월 야구를 포함한 5개 종목을 IOC에 정식 종목 후보로 추천했고, IOC는 지난 6월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해당 안건을 승인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도시로 무토 사무총장은 “세계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종목을 도쿄 올림픽에서 열게 되면서 다음 세대 선수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게 됐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구본능 한국야구위원회 총재도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2연패를 할 기회가 생겼다는 것은 선수들과 팬들에게 기쁜 일”이라며 “지난 10년간 한국 야구는 국제적으로 성장했고, 경기 수준도 높아졌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야구와 함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서핑과 스케이트보드 선수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경제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서퍼와 스케이트보더들 상당수가 이들 종목은 일종의 자기표현 행위이며 경쟁 스포츠가 아니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서핑과 스케이트보드는 올림픽 종목으로서의 성공 보다는 스포츠의 상업화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에게 “스케이트보드는 스포츠가 아니며 우리는 스케이트보드가 이용되고, 올림픽 프로그램에 적합하도록 변형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주장했고, 이 진정서는 순식간에 약 1만명의 지지 서명을 얻어내기도 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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