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보안 수준 최고로 상향
이탈리아 정부가 3일 로마의 고대 원형경기장인 콜로세움 유적에 대한 보안 수준을 최고치로 상향했다.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콜로세움에 대한 테러를 예고해서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니콜로 드 엔젤로 로마 경찰청장은 이날 콜로세움 주변에 대한 경계 강화와 관련해 모든 조치를 강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IS가 최근 인터넷 상에 공개한 35분 분량의 동영상을 통해 “콜로세움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하자 비상 대응에 나선 것이다.
IS가 유럽 내 기독교 시설을 공격하기 시작한 만큼 독일과 프랑스에 이어 다음 테러 목표가 교황청이 있는 이탈리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더욱이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이탈리아로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IS에 의한 테러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이탈리아 당국은 콜로세움을 넓게 둘러싸는 경찰 저지선을 설치하고 관광객에 대한 검문검색을 실시하는 한편, 경찰을 추가로 배치해 바티칸 박물관과 세인트 피터스 성당 등 도시 전역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탈리아에서 테러 용의자 적발이 잇따르고 있어 로마는 더욱 긴장하고 있다. 이탈리아 경찰은 3일 북서부 항구도시 제노바에서 테러 혐의로 시리아 청년을 체포했고, 지난달 31일에는 베네치아 역 인근에서 30㎝ 길이의 칼 등을 배낭 안에 소지한 터키 청년을 체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탈리아 당국의 테러 대비책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특히 독일인 청년 2명이 최근 콜로세움에 몰래 들어가 촬영한 동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하면서 경찰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이들이 IS 조직원이었다면 대형 테러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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