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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 골프장은 작은 동물원… 카이만 악어ㆍ카피바라 등 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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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 골프장은 작은 동물원… 카이만 악어ㆍ카피바라 등 득실

입력
2016.08.0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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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상공에서 내려다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다 치주카 올림픽 파크 골프장.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일(현지시간) 상공에서 내려다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다 치주카 올림픽 파크 골프장.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1998년 US 여자오픈 골프대회 연장 18번 홀에서 박세리는 티샷이 워터 해저드 옆에 떨어지자 신발과 양말을 벗고 물 속에 들어가 샷을 했다. 한 타라도 줄이고 싶은 간절함은 우승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리우 올림픽에선 이 같은 장면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리우올림픽 골프 경기를 치르는 바하 다 치주카 올림픽 파크 골프장엔 지카 바이러스를 전염시키는 모기는 없지만, 카이만 악어, 대형 설치류 카피바라 등이 들끓어 동물원을 방불케 한다고 야후 스포츠가 4일 보도했다.

당초 바하 다 치주카 골프장에는 2개의 커다란 호수가 있어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의 서식지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하지만 현지 계절이 겨울에 접어들면서 모기는 눈에 띄지 않지만 호수 주변에 각종 야생 동물이 터를 잡았다.

가장 흔한 동물은 대형 설치류 카피바라다. 카피바라는 생김새는 쥐와 비슷하지만 몸집은 돼지만큼 크다. 몸무게도 60㎏가 넘는다. 사람을 공격하지는 않지만 먹성이 좋아 골프장 잔디를 먹어 치우거나 벙커를 흐트러뜨려 골프장 상태를 엉망으로 만들 가능성이 있다. 골프장 호수에는 카피바라 30~40마리가 집단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골프장 호수에는 남아메리카 지역에 서식하는 카이만 악어가 자주 출몰한다. 다만 이 악어는 야행성이고 소심한 성격을 갖고 있어 큰 위협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나무늘보, 보아뱀, 원숭이, 올빼미도 흔하다. AFP 통신은 현재 9번 홀 좌측 벙커에 굴 올빼미 둥지가 있다고 전했다.

골프장 코스 관리 책임자 마크 존슨은 내셔널 포스트와 인터뷰에서 “골프 선수와 동물들은 이곳을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브라질 현지 신문 폴라 데 상파울루는 골프 경기 때 5명의 야생 동물 전문가를 배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들의 임무는 골프장에서 야생 동물의 움직임을 감시하다가 선수나 관중에 접근하는 것을 막는 것이다. 특히 카이만 악어가 중점 감시 대상이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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