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야 어쨌든 Trump는 미국의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되었다. 한국 언론에서는 그를 온통 ‘막말 Trump’라고 부른다. 영어권에서도 그를 두고 ‘Blunt Donald Trump’로 부르는 경우가 있지만 이러한 관찰은 단순 획일화일 뿐 그가 지금까지 성공한 배경에는 그의 언어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많다.
Trump를 ‘막말’과 동일시하는 것은 Obama가 흑인이었기 때문에 당선되었다는 단순화만큼 엉성한 논리다. 실제 그의 성공 비결은 ‘막말’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다소 무식해 보이는 전략’ 때문이라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그의 언어 특징은 10세 언어 수준으로 사회적으로 박탈감을 느끼는 블루 칼라 노동자에게 다가서는 전략이다. 그는 ‘공격-공격’만 하고 방어는 없다. 인정을 안하고 모든 걸 부인하면서 역공은 재빠르게 한다. 언어학자 입장에서 보면 그는 1930년에 C.K. Ogden이 주창한 소위 ‘Basic English’를 떠올리게 한다. Ogden은 850단어와 동사 18개만 사용하면 의사 소통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Trump의 어휘 사용을 보면 복잡한 문장이나 문법은 피한다. 기초 영어만 할 줄 알아도 그와 동급 수준이나 눈높이 언어로 느끼게 하는 전략이다. 그러나 영국의 작가 H.G. Wells는 Ogden의 Basic English처럼 지나치게 단순한 언어가 세계어가 되면 독재나 전체주의 국가가 많아진다고 소설을 쓴다. Trump의 언어를 분석해보면 그가 단도직입적이고 단순한 관용구의 10세 수준의 언어를 구사한다. 이러한 전략은 오히려 비판론자들을 지겹게 하는 반면 지지자들을 열혈 동지로 결속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의 언어에는 수사법이나 미사여구가 없고 복합절이나 중문 복문이 거의 없다. 문장도 단순해서 한 문장이 5, 6개 단어로 짧거나 길어야 15개 단어 수준이다. 한국인 학습자가 들어도 ‘주어+동사+목적어’ 구조가 많아 이해가 쉽다. 중국과 날을 세울 땐 ‘Get tough with China and Mexico, which are killing us’처럼 간결 명료하게 한다. 심지어 ‘Nothing works. Everybody wins except us’처럼 ‘주어+동사’구조의 문장을 사용하고, 그 메시지 또한 깔끔하다. 자주 사용하는 어휘의 60%가 ‘I’처럼 단음절 단어다. 그야말로 10대들이나 쓸법한 ‘You know what~’ ‘Let me tell you’식으로 주목을 끌고, 강조어로 단순 부사 ‘great, totally, very’ 등을 즐겨 사용한다. 편 가르기 식의 표현과 함께 losers, dummy, haters, idiots, stupid, morons(멍청이들) 등의 단어를 서슴없이 말한다.
미 해군의 ‘이해하기 쉬운 글 테스트’(readability) 기준으로 보아도 그의 언어는 4학년(10세) 수준이다. Kennedy 대통령은 고교 졸업 수준, 초대 대통령 George Washington의 작별 연설은 대학원 수준이었다. 아들 Bush 대통령이 영어로 버벅거리던 것과 비교하면 Trump의 ‘직설적이며 단순하며 속 시원한 언어’는 되레 솔직한 직설화법으로 각인된다. 단순히 막말이어서가 아니라 이런 언어 패턴 때문에 그가 성공하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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