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길에 정차돼 있던 마을버스가 운전기사가 내린 사이 아래로 굴러 7명의 사상자를 냈다.
4일 오전 11시35분쯤 경기 용인시 수지구 죽전디지털밸리 옆 내리막길에서 39-2번 마을버스가 갑자기 아래로 돌진했다.
버스는 150여m를 내려가다가 디지털밸리 인근에서 점심을 먹으러 나오던 김모(42)씨 등 5명을 덮친 뒤 다시 200m가량 더 밀려 내려가 주정차 돼 있던 다른 차량 5대와 잇따라 충돌한 뒤에야 멈춰 섰다.
이 사고로 버스에 치인 김씨가 숨졌고 김씨의 직장동료 4명은 중경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또 버스 안에 타고 있던 승객 정모(39)씨는 사고 직후 버스에서 뛰어내려 경상을 입었다. 부상자 중 나머지 1명은 버스와 충돌한 다른 차량 가운데 1대에 타고 있었다.
사고가 난 곳은 마을버스의 회차지점으로, 경사도가 6% 가량 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운전기사 이모(67)씨는 당시 용변을 보기 위해 잠시 운전석을 비웠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운전기사 이씨를 상대로 제동장치를 제대로 작동 했는지 여부를 조사해 과실이 드러나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달 21일에는 성남에서도 내리막길에 정차된 SUV 승용차가 200m를 밀려 내려가 행인 4명을 치는 사고가 발생, 1명이 숨지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비탈길에 정차된 차량은 언제든지 밀려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타이어 밑에 벽돌을 괴거나 핸들을 길 쪽으로 틀어놓는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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