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허설만으로도 충만한 블로코 축제
브라질 축제는 난장이요 사람 폭탄이다. 사우바도르 축제에서 이 폭탄을 피하는 방법은 전야제를 노리는 거다. 리우 축제의 아성에 도전하는 사우바도르 축제 블로코(Bloco)는 매년 2월 중순 즈음 시작된다. 춤과 패션, 음악이 어우러진 대형 트럭(Trio Electrico) 아래 인간 밀림이 형성된다. 과음한다, 아드레날린이 폭발한다, 밀고 밀친다. 소매치기의 전성시대다. 마침내 경찰이 출동한다. 대축제의 지옥 같은 경험을 피하려면 11월 초에 열리는 리허설(Ensaios)을 노려봐도 좋겠다.
축제를 즐기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사우바도르 역사지구의 심장인 펠로우히뉴(Pelourinho)부터 밴드의 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니는 것이다. 몰랐던 골목길과 풍경을 배회하며 도시를 재발견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www.salvadorcarnivalguide.com
‘잠 노 맘’과 토요일 밤의 열기를
재즈와 보사노바의 리듬에 취하고 싶다면 ‘잠 노 맘(Jam no MAM)’을 노려라. 현대박물관(Museu de Arte Moderna, MAM) 옆 야외 공연장에서 매주 토요일 밤 펼쳐지는 세계적 재즈 공연이다.
사우바도르의 진정한 토요일은 숙소에서 나무늘보처럼 늘어지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오후 3시 즈음 박물관에 들러 슬슬 감성을 충전하고, 토도스 오스 산토스(Todos os Santos) 만(灣)의 석양에 취할 때쯤 울려 퍼지는 재즈 리듬에 표류하는 것이 진리. 달빛 아래 불규칙 무정형의 음악이 파도 소리와 함께 넘실댄다. 이곳에선 국적도 취향도 무의미하다. 이 구역엔 뒤통수 치고 빠지는 강도가 기승을 부린다. 반드시 택시로 이동할 것. www.jamnomam.com.br
라세다 엘리베이터의 기막힌 파노라마
언덕 윗동네에서 해변가 아랫동네를 연결하는 교통수단인 라세다 엘리베이터(Elevador Lacerda) 탑승 지점은 사우바도르에서 최고의 파노라마를 건질 수 있는 명당이다. 엘리베이터와 토도스 오스 산토스 만 사이에 위치한 모델로(Modelo) 시장은 1912년 개장한 건물 치고는 꽤 현대적이다. 사우바도르의 기념품은 모두 모아놓은 듯하다. 아프리카와 브라질이 동시에 투영된 그림과 전통 흑인 인형은 물론 야자 열매로 만든 베림바우(Berimbau) 같은 악기류까지 다양한 색채에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가격 협상에 유연한 주인도 많다.
현명한 쇼핑객은 펠로우리뉴에서 충분히 아이쇼핑을 하고 이곳에서 기념품을 구매한다. 아름다운 석양은 강도도 사랑하는 풍경이니 각별히 주의하기를.
강미승 칼럼니스트 frideameetssomeon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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