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증언 보도한 아사히신문 전 기자 딸 인신 공격
법원 “위법성 인정” 1,800만원 배상 판결
일본 법원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보도한 아사히(朝日)신문 기자의 딸의 이름과 사진, 학교 이름 등을 인터넷에 공개하고 ‘반일 혈통’이라고 인신 공격한 일본 네티즌에게 1,800여만원의 배상 판결을 내렸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도쿄지방재판소는 3일 우에무라 다카시(植村隆) 전 아사히신문 기자의 장녀(19)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고 반일 가문이라는 취지로 비방한 남성에게 170만엔(약 1,88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아사쿠라 요시히데(朝倉佳秀) 재판장은 “원고의 아버지가 업무상 한 일에 대한 반감으로 미성년인 딸이 공격을 당했다”며 “악질적이고 위법성이 크며, 당시 17세로 고교생이던 원고가 공포나 불안감을 견디기 어려웠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우에무라 전 기자 장녀의 소송 대리인 사이토 유키(齊藤悠貴) 변호사는 재판부가 170만엔을 그대로 수용한 것에 대해 “인터넷에서의 권리 침해를 인정한 위자료로서는 고액”이라고 평가했다.
판결에 따르면 피고는 2014년 9월 우에무라 전 기자 장녀의 사진과 이름, 다니고 있는 고교 이름과 학년을 우에무라 전 기자의 딸이라는 설명과 함께 인터넷에 올렸다. 아울러 ‘반일 날조 공작원의 부친이 키운 반일 혈통의 인물”이라는 글을 함께 올려 비방했다.
우에무라 기자는 재직 시절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조사를 시작한 것을 계기로 1991년 8월 11일 자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학순(1997년 작고) 씨의 증언을 처음 보도했다. 당시 보도는 김씨의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사흘 후인 8월 14일 김씨가 기자회견을 열어 피해를 증언했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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