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자위적 조치 설명
북핵 압박 러 역할 호소할 듯
동방경제포럼선 日ㆍ中 외교도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달 2, 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러시아가 주최하는 동방경제포럼(EEF)에 참석한다. 이번 포럼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참석하고 중국에선 시진핑 국가주석이나 리커창 총리가 참석할 예정이다. 이에 러시아 동부 최대 항구 도시인 블라디보스토크가 한ㆍ중ㆍ일ㆍ러의 북핵ㆍ경제 외교 무대가 될 전망이다.
러시아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반발하고 있다. 이에 박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 사드 배치는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에 맞서 국가와 국민을 지키려는 자위적 조치이고, 러시아ㆍ중국 등 주변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하고 변화를 택할 때까지 주변국이 함께 압박해야 하고 특히 우방인 러시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호소할 전망이다.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한반도 주변에 ‘한ㆍ미ㆍ일 대 북ㆍ중ㆍ러’의 구도가 형성돼 국제사회의 북핵 공조가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연합의 러시아 경제제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하는 것에 상당한 유화적 메시지가 담겨 있는 만큼, 푸틴 대통령이 북핵과 한반도 통일 등을 놓고 어떤 수준으로 화답할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은 취임 후 처음이고, 푸틴 대통령과 단독 회담을 하는 것은 네 번째다.
러시아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주최하는 동방경제포럼은 ‘극동지역 투자 유치와 개발 활성화를 위한 협력 강화’를 주제로 열리며, 한ㆍ중ㆍ일과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들의 정상과 각료, 기업인들이 참석한다. 박 대통령은 3일 전체회의에서 기조연설에 나선다. 러시아는 지난해 포럼에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북한의 리용남 대외경제상을 나란히 초청했었다. 올해 포럼에 북한 인사가 참석한다는 외신 보도는 아직 없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