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상반기에만 237억 매출 올려
토종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가 국산 신약 중에서 처음으로 연간 매출액 500억원의 고지를 넘을 전망이다. 제약업계에서는 의약품 매출이 100억원을 넘으면 크게 흥행한 ‘블록버스터’ 제품이라고 보는데, 지금껏 국내에서 만들어진 토종 신약 중에서는 500억원을 넘는 제품이 없었다.
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LG생명과학은 제미글로의 연간 매출을 500억원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반기 실적과 성장세를 감안하면 500억원 고지를 넘는 최초의 국산 신약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얘기다.
제미글로는 인슐린 분비 호르몬 분해효소(DPP-4)를 저해하는 당뇨병 치료제로, 지난 2012년 국산 신약 19호로 허가받았다. LG생명과학에 따르면 제미글로와 제미글로 복합제 ‘제미매트’는 올해 상반기에만 237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2배 규모로 성장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제미글로의 매출액은 120억원이다. 올해는 이미 지난해 연간 매출액(248억원)에 근접했다.
회사 측은 올해 초 대웅제약으로 판매사를 바꾸고 해외에서 제품을 직접 출시하면서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까지는 다국적제약사인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가 제미글로의 판매를 담당해왔다.
제약업계에서는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탄탄한 영업력을 갖춘 대웅제약이 제미글로 매출 상승에 힘을 실었다는 평가다. 대웅제약은 지난해까지 8년 동안 MSD의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를 판매하며 연 매출 1,000억원대 제품으로 성장시킨 바 있다. 자누비아의 판권은 올해 초 종근당에 넘어갔다.
대웅제약이 제미글로의 판매를 맡은 지 6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매출에 달하는 실적을 내면서 연간 매출액 500억원 달성은 무리가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예상이다. 제약업계에서는 실적 향상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