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 의원들 필요성 설득 압박
정ㆍ주 “시기ㆍ방법 등 논의”
이주영 후보 등 친박계는 비판
새누리당 8ㆍ9 전당대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막판 변수 중 하나인 비박계 후보간 2차 단일화 시나리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주영(5선)ㆍ이정현(3선) 친박계 후보가 단일화 없는 ‘마이웨이’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비박계 일각에선 당 대표 경선 후보 등록 전 김용태 후보와 1차 단일화에 성공한 정병국(5선) 후보와 ‘무계파’를 강조하고 있는 주호영(4선) 후보도 단일화를 이뤄야 한다며 읍소와 압박을 병행하는 모습이다.
정 후보와 주 후보는 이미 단일화를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 후보는 2일 본보 통화에서 “정 후보가 1일 전화를 걸어와 단일화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가능성 여부에 대해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친박계가 특정한 움직임을 보이면 고민해볼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주 후보는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단일화를 생각하지 않고 끝까지 당원의 선택을 받으려고 결심을 하고 있는데 주위에서 당 운영에 책임이 있는 친박, 혹은 친박의 지원을 받는 후보가 다시 당을 맡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했다.
비박계 3선 이상 중진 의원들도 두 후보 진영에 단일화 필요성을 설득하며 압박에 나섰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정병국ㆍ김용태 의원간 단일화 이후에도 중진급에서 여러 차례 추가 단일화를 통해 당의 변화와 혁신, 정권재창출을 도모해야 한다고 설득한 것으로 안다”며 “(나도) 수차례 이야기를 넣어놨다”고 했다. 또 비박계 한 3선 의원은 중진 이상을 상대로 전화를 돌려 13명에게서 단일화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받아낸 뒤 그 결과를 양 후보 진영에 전달했다. 수도권 한 중진 의원은 “민감한 문제지만 총선을 참패로 이끈 친박 패권주의의 후유증을 치유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정 후보 측도 이날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다”며 단일화가 임박했음을 내비쳤다. 대의원을 상대로 한 전대 당일 투표에 앞서 일반ㆍ책임당원 투표는 7일 실시되는 만큼 단일화 효과를 내려면 적어도 7일 이전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
친박계는 비박계 단일화에 대해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범친박계로 분류되는 이주영 후보는 이날 밤 합동토론회로 진행된 MBC ‘100분 토론’에서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당을 대화합시키고 에너지를 모아 대선에서 하나가 되어야 한다”며 “비박계가 단일화로 새 계파를 만드는 것, 그렇게 가서는 안 된다”고 맹공했다. 친박 핵심인 이정현 후보도 “이제는 계파나 파벌에 대한 이야기를 가급적 하지 말자”고 제안했다.
친박 중진인 정갑윤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계파대결로 몰고 가는 선전포고식의 단일화는 당을 다시 사분오열로 만드는 명백한 해당행위”라고 비판했다.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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