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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건설사 ‘수주 가뭄’… 목표의 30% 수준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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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건설사 ‘수주 가뭄’… 목표의 30% 수준 달성

입력
2016.08.02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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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에 중동 국가 발주 지연 탓

카타르 수도와 신도시를 연결하는 루사일 고속도로 굴착현장. 현대건설 제공
카타르 수도와 신도시를 연결하는 루사일 고속도로 굴착현장. 현대건설 제공

국내 대형 건설사의 올해 상반기 수주 실적이 연간 목표치의 30% 수준에 그쳤다. 저유가 여파로 수주 텃밭인 중동에서 사업 물량이 크게 줄면서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 수주 ‘가뭄’을 겪고 있는 탓이다.

2일 국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 중 연간 수주 목표를 공개한 8개사(SK건설ㆍ현대산업개발 제외)의 상반기 수주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해 수주 목표액의 절반 수준을 달성한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연간 목표 대비 수주 달성률 40%를 넘긴 곳은 GS건설과 롯데건설 등 2개사에 불과했다. 나머지 6개사는 30%대에 그쳤다.

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이 상반기 수주한 공사는 4조9,780억원으로 올해 수주 목표액(16조2,100억원)의 30.70%를 기록했다. 2위 현대건설 또한 상반기 수주액이 5조785억원에 그쳐 연간 수주 목표(15조400억원)의 33.76% 수준에 불과했다. 포스코건설(32.46%), 대우건설(37.86%), 대림산업(38.25%) 등도 달성률이 30%대에 머물렀다. 반면 GS건설(5조8,600억원)과 롯데건설(3조1,526억원)은 국내 수주 호조에 힘입어 연간 목표치의 40%를 넘겼다.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 실적이 부진한 것은 저유가에 따른 중동 국가들의 발주 지연으로 해외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의 올해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 규모는 약 152억1,800만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254억9,000만 달러)의 60% 수준이다. 이는 반기 실적 기준으론 2009년 이후 7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재정 부담이 커진 중동 국가들이 인프라ㆍ플랜트 등 대규모 건설 사업 발주를 미루고 있다”며 “미래 먹거리가 사라진 건설사들이 최근 국내 재건축ㆍ재개발 등 도시정비 사업에 ‘올인’하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삼성물산은 홍콩공항공사가 발주한 2,800억원 규모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지반개량’ 공사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첵랍콕 국제공항 내에 제3활주로 신설 공사를 위해 부지를 매립하기 전 해저 수심 약 7km 아래 연약 지반을 개량하는 프로젝트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품질과 안전관리 규정이 엄격한 홍콩 건설시장에서 정부가 발주한 고난도 공사를 수주한 것으로 의미가 크다”며 “홍콩국제공항 측이 차례로 발주할 예정인 제3활주로 신설과 제2터미널 확장 등 후속 공사 수주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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