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후반 최고 발레리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이탈리아 출신 알레산드라 페리(53)가 자신의 대표작인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국내 무대에 선다.
유니버설발레단은 10월 22∼29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케네스 맥밀란의 로미오와 줄리엣’에 페리가 줄리엣 역으로 출연한다고 2일 밝혔다. 페리는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의 수석무용수 에르만 코르네호(34)와 23, 26일 두 차례 호흡을 맞춘다.
이번 공연은 페리가 주역으로 처음 한국 팬 앞에 서는 무대인데다 나이를 고려할 때 마지막 내한일 가능성도 크다. 로열발레단과 ABT에서 활약한 페리는 생존한 최고의 줄리엣으로 평가 받는다. 영국 로열발레스쿨을 졸업한 뒤 1980년 로열발레단에 입단해 1984년 21세에 수석무용수가 된 페리는 로열발레단 수석안무가 케네스 맥밀란 경의 뮤즈로 그가 안무한 ‘그림자의 골짜기’ ‘로미오와 줄리엣’ 등을 통해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후 맥밀란 안무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페리를 대표하는 작품이 됐다. 미하일 바리시니코프의 초청으로 1985년 ABT로 옮겨 맹활약한 페리는 2007년 ABT에서 은퇴공연을 할 때도 로베르토 볼레와 ‘로미오와 줄리엣’을 공연했다. 은퇴 후 이탈리아에서 스폴레토축제 예술감독 등으로 활동하다 2013년 스폴레토에서 자신이 안무하고 직접 출연한 작품으로 무대 복귀했다. 지난달 뉴욕 메트로폴리탄극장에서 공연된 ABT 전막발레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줄리엣 역을 맡아 찬사를 받았다.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로미오와 줄리엣’은 오늘날 페리를 있게 한 대표적인 캐릭터인 만큼 젊은 무용수가 표현할 수 없는 관록을 어떻게 펼쳐 보일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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