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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번호만 알아도 송금… 은행권 ‘모바일 간편송금 서비스’ 편리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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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번호만 알아도 송금… 은행권 ‘모바일 간편송금 서비스’ 편리하네

입력
2016.08.0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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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번호만 알아도 송금… 은행권 ‘모바일 간편송금 서비스’ 편리하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 김지현(32)씨는 최근 일본 여행 중에 지인의 부친상 소식을 들었다.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김씨에게 모바일 간편송금서비스가 큰 도움이 됐다. 평소 사용하던 은행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조의금을 보낼 수 있었다. 김씨는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도 필요 없고, 심지어 상을 치르는 지인에게 계좌번호를 묻지 않아도 연락처만으로도 송금할 수 있어 매우 편리했다”고 말했다.

모바일 금융거래가 늘어나면서 시중은행들이 모바일 간편송금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미 뱅크월렛카카오나 네이버페이, 토스 등 정보기술(IT) 업체들과 제휴한 모바일 송금서비스가 있지만 송금방식이 복잡하고, 제휴 은행이 한정돼 한계가 있었다. 최근 은행권에서는 이런 한계를 보완한 자체 앱을 개발, 송금절차를 단순화하고 해외송금 같은 부가서비스까지 확대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연락처만 알면 송금 가능

1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엔 계좌번호를 몰라도 이름이나 휴대폰 번호만으로 웬만한 모바일 송금이 가능하다. 각 은행의 송금 앱 이용법은 비슷하다. 일단 자신이 거래하는 은행의 앱을 설치한 뒤, 공인인증서나 일회용 비밀번호(OTP)로 본인인증을 거쳐 가입을 해야 한다.

가입 후에는 설정한 비밀번호만 알면 별도의 보안장치 없이 송금할 수 있다. 가령 KB국민은행 앱 ‘리브(Liiv)’에선 앱을 실행시킨 후 ‘리브머니보내기’로 들어가 받는 사람의 통장명의나 연락처, 계좌번호 중 한 가지를 입력하고, 송금액을 넣으면 된다. 이어 본인의 계좌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출금계좌와 받는 사람, 송금액을 다시 한번 확인한 뒤 받는 사람에게 송금확인 메시지를 전송하면 된다. 송금까지 3~4단계를 마치는 데 채 5분이 걸리지 않는다.

받는 사람은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고 같은 앱을 설치하고, ‘리브머니받기’로 들어가 입금 받을 은행과 계좌번호를 입력하면 돈이 들어온다. 받는 사람은 앱은 설치해야 하지만 별도로 가입하거나 국민은행 계좌를 만들 필요도 없다. 모든 은행과 증권사 계좌로 송금할 수 있다.

우리은행(위비뱅크)이나 KEB하나은행(하나머니), 신한은행(신한S통장지갑) 등도 모바일 송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기존 모바일 뱅킹과 달리 보안매체가 필요 없고 계좌번호를 몰라도 이름이나 연락처로 송금할 수 있어 이용자 수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가상지갑 충전 없어도 송금

충전할 필요 없이 계좌에서 실시간 송금도 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모바일 송금서비스는 가상의 전자지갑에 돈을 충전해놓고 이를 받는 사람 계좌로 송금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이달 초 자사 앱에 ‘휙 서비스’ 기능을 추가한 IBK기업은행은 업계 최초로 충전하는 방식(선불전자지급식)이 아닌 전자자금이체 방식을 적용한 간편송금서비스를 내놨다. 카카오머니, 리브머니, 위비페이처럼 가상의 화폐로 전환하지 않고 계좌에서 바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송금과정이 한 단계 더 줄어든 셈이다. 또 받는 사람이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문자메시지에 링크된 웹페이지에서 자신의 계좌번호를 입력하면 입금 받을 수 있고, 받은 즉시 현금자동출입금기(ATM)에서 출금할 수도 있다.

해외송금, 더치페이 등도 한 번에

모바일 해외송금도 간편해졌다. 기존 영업점이나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면 해외에서 입금 받기까지 상당 기간이 걸렸는데 최근엔 모바일로 실시간 해외송금이 가능해졌다. KEB하나은행의 ‘1Q트랜스퍼’ 앱은 수취인의 이름이나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해외송금을 신청하면 5분 안에 해외 수취인의 휴대폰으로 문자메시지가 전송되고, 수취인이 하나은행 현지 지점이나 업무제휴를 맺은 현지 은행에서 신분증과 송금내역을 제출하고 출금하면 된다. 신한은행(써니뱅크)과 우리은행(위비뱅크), KB국민은행(리브)도 각각 간편한 해외송금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경조사비나 더치페이 등 송금기능에 따른 다양한 부가서비스도 있다. 우리은행 앱 ‘위비뱅크’에 있는 더치페이 서비스는 회비 등을 걷어야 할 때 유용하다. 총비용과 참석자 수 등의 정보를 창에 입력하면 1인당 내야 하는 금액이 자동 계산되고, 휴대폰에 저장된 연락처를 통해 참석자들에게 송금요청 문자메시지가 발송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실물화폐를 주고 받는 것보다 모바일로 편리하게 주고 받는 문화가 확산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소액송금만 가능, 보안우려 등은 한계

하지만 대부분 일일 송금한도가 30만원 정도의 소액에 불과해 본격 확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입 시에는 반드시 공인인증서와 보안카드가 필요하고, 받는 사람이 앱을 설치해 계좌번호까지 입력해야 입금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또 비밀번호만 알면 송금이 가능해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악용되거나 정보유출 같은 보안사고가 일어날 우려도 있다.

금융보안원 관계자는 “아직은 소액거래만 가능하기 때문에 큰 사고의 우려는 없지만, 고객의 금융거래 정보가 노출되는 만큼 각 은행들이 비밀번호 외에 지문 등의 보안장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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