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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1조씩 뭉칫돈… 부동산 펀드 ‘나홀로 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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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1조씩 뭉칫돈… 부동산 펀드 ‘나홀로 독주’

입력
2016.08.0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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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장기화로 스포트라이트

출시 당일에 완판 행진까지

사모펀드 투자 문턱 낮아지고

공모펀드도 줄줄이 출시 대기

당분간 인기 고공행진 이어질 듯

“과열양상… 거품 우려” 의견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지난달 적금 3,000만원을 탄 직장인 강모(41)씨는 투자처를 알아보던 중 부동산 펀드에 관심을 갖게 됐다. 마침 임대형 부동산 공모펀드(하나그랜드티마크부동산펀드 1호)가 출시돼 투자하려 했으나 가입에 실패했다. 출시 당일(지난달 19일) 모집금액 600억원을 모두 채우며 ‘완판(완전 판매)’됐기 때문이다. 강씨는 “펀드 가입을 고민하다가 시기를 놓쳤다”며 “또 다른 부동산 펀드가 나오길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펀드는 서울 중구 회현동 티마크그랜드호텔을 매입한 뒤 여기서 나오는 임대료를 분기마다 배당금으로 지급하는데 연간 5.5%의 수익률을 목표로 한다. 해당 펀드를 판매한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최소가입금액인 1,000만원 이상부터 1억원 미만 금액 투자자가 전체의 97%”라며 “기관ㆍ자산가 중심이던 부동산 펀드에 일반 투자자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의 부동자금이 부동산 펀드로 쏠리고 있다. 세금ㆍ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사실상 마이너스인 은행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데다, 규제 완화로 문턱도 낮아져 시장에서는 부동산 펀드 인기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부동산 펀드 설정액은 지난달 28일 기준 41조5,786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3월말 펀드 설정액이 37조8,599억원이었으니, 한 달에 1조원 가량씩 돈이 몰리며 하루하루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셈이다. 수년 째 박스권에 갇힌 주식시장,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저유가 등으로 혼란을 겪는 국제금융시장과 달리 저금리 기조로 ‘나홀로 호황’인 부동산 시장에 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수익률도 좋은 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년 국내 부동산 펀드 수익률(지난달 28일 기준)은 4.99%로, 같은 기간 마이너스를 기록한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2.65%)과는 확연히 대비된다.

부동산 펀드 성장세는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5월 사모펀드에 분산투자하는 공모 재간접펀드 도입방안(최소가입금액 500만원)을 골자로 한 ‘펀드상품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김규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소가입금액이 1억원 이상인 사모펀드 문턱이 낮아져 일반 투자자도 간접적으로 부동산 사모펀드 등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공모펀드도 조금씩 늘어나는 중이다. 코람코자산운용과 이지스자산운용 등은 하반기 중 부동산 공모펀드를 내놓을 계획이다. 유덕현 이지스자산운용 이사는 “저금리 기조ㆍ부동산 가격 상승ㆍ고령화 시대 등으로 꾸준한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는 부동산 공모펀드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부동산 펀드 가입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이미 부동산 가격이 크게 상승한 상태여서 거품이 꺼지는 경우 적잖은 손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는 ‘KB 부동산시장 리뷰 7월호’ 보고서에서 “투자대상 매물이 한정된 상황에서 투자과열로 매물 가격이 크게 올라 수익률은 점차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규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도 “부동산 펀드는 중도 환매가 제한돼 있어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설 때 즉각적인 현금화가 어려운 만큼 투자 위험성에 대한 충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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