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 문제로 사임한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일본 도쿄도(東京都)지사 후임을 선출하는 선거가 31일 도쿄도 1,800여개 투표소에서 진행된 가운데 첫 여성 도쿄도지사 당선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첫 여성 방위장관을 지낸 우익정치인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ㆍ64) 후보가 연립여당(자민ㆍ공명당) 후보인 마스다 히로야(增田寬也ㆍ64) 후보와 4개 야당(민진ㆍ공산ㆍ사민ㆍ생활당) 단일후보인 도리고에 순타로(鳥越俊太郞ㆍ76) 후보를 이기는 것으로 막판 여론조사 결과 파악됐기 때문이다.
역대 도쿄지사 선거 중 가장 많은 21명의 후보들이 나선 가운데 경합 우세를 유지해온 고이케 등 3명의 이들 유력 후보는 양육, 의료복지정책, 수도권 지진 발생 대책 및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비용 최소화 문제 등을 놓고 논란을 벌여왔다.
30일 마지막 유세에서 연립여당 마스다 후보는 긴자 중심가를 찾아 “전임 지사가 돈문제로 낙마했지만 나는 정치자금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깨끗하고 독선적이지 않은 지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자리에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등 자민당 주요인사들이 대거 참여해 표를 호소했다.
야권 단일주자인 도리고에 후보는 도쿄 이케부쿠로 지역에서 캐치프레이즈인 “모두의 도정을 되찾자”를 외치며 “혼신의 힘을 다해 비핵도시 공약을 실천하겠다”고 주장했다. 제1야당인 민진당의 렌호 참의원은 “도리고에는 가치를 양보하거나 흔들리지 않을 정치인”이라며 지원 연설을 했다.
반면 고이케 후보는 도쿄 기치조지 지역을 돌며 “5년후 10년후의 도쿄를 응시해야 한다. 도쿄도지사를 결정하는 것은 정당도 조직도 아니다”라며 자신이 ‘시민을 대표하는 후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와 관련해 한국으로선 도쿄 제2한국학교 건립부지 임대 재검토를 표명한 여권 성향 후보의 당선 여부가 초미의 관심이다. 당선가능성이 높은 3명의 후보 가운데 보수진영인 고이케, 마스다 후보는 마스조에 전 지사와 한국측이 합의한 도쿄도 소유땅을 한국학교용으로 임대하는 방안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마스다 후보는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인 학교 증설을 위한 도쿄도 소유 토지 유상대여 문제는 지금까지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다”며 “보육ㆍ양육 시설 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한국인 학교 부지로 사용하는 계획은 백지화하고 어떻게 이용할지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 자민당 출신으로 도쿄도지사 독자출마를 선언한 고이케 후보도 지난 9일 임대 대상지로 거론되는 신주쿠의 도립고교 부지(약 6,000㎡)를 직접 찾아 “백지화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신주쿠에 위치한 한국학교는 좁은 부지에 초중고교가 같이 있는데다 입학대기 학생이 매년 늘어 한인사회에선 제2한국학교 건립이 오랜 숙원이다. 때문에 지난해 7월 서울을 방문한 마스조에 전 지사가 박근혜 대통령의 협조요청을 받고 검토 부지와 건물을 이르면 내년 한국 측에 대여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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