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2학년까지 자란 ‘대구 아가씨’ 조정민(22ㆍ문영그룹)에게 30도를 훌쩍 넘는 무더위는 아무런 장애물이 되지 않았다.
조정민은 31일 경북 경산 인터불고 골프장(파73ㆍ6,736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카이도 MBC PLUS 여자오픈 3라운드에서 1언더파 72타를 쳐 최종합계 11언더파 208타로 초대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홍란(30·삼천리)과 정슬기(21ㆍPNS창호)가 조정민에 1타 뒤진 공동 2위를 차지했고 김민선(20ㆍCJ 오쇼핑)이 2타차 4위(9언더파 210타)에 올랐다.
이날 전국에 폭염 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대구와 인접한 인터불고 골프장은 찜통 속이나 다름없었다. 조정민은 이런 폭염 속에서, 특히 더위 때문에 체력과 집중력이 급속하게 떨어지는 경기 막판에 버디 퍼레이드를 벌이며 우승 트로피를 안아 ‘여름 여왕’의 명성을 재확인했다. 뉴질랜드 유학 시절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19ㆍ뉴질랜드)와 뉴질랜드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은 인연이 있는 조정민은 생애 첫 우승도 지난 3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베트남 달랏에서 열린 달랏 챔피언십에서 따냈다.
2라운드까지 단독선두를 달리던 조정민은 3라운드에서 다소 주춤했다. 조정민은 2번홀(파4)에서 버디를 낚았지만 이후 6번홀(파4)과 8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흔들렸다. 이어 후반 두 번째 홀인 11번홀(파5)에서도 보기를 범하면서 홍란과 정슬기의 추격에 시달렸다. 홍란은 14번홀(파4)까지 4타를 줄였고, 정슬기도 3타를 줄이면서 한때 조정민을 따돌리고 공동선두 그룹을 이뤘다.
그러나 조정민은 뒷심을 발휘했다. 15번홀(파3)에서 버디를 낚으면서 곧바로 3인 공동선두 체제를 만들었다. 조정민은 17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면서 다시 단독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홍란과 정슬기가 추가 버디를 낚지 못했고, 조정민이 18번홀(파5)을 파세이브하면서 우승은 조정민에게 돌아갔다.
박성현(23ㆍ넵스), 장수연(22ㆍ롯데), 고진영(21ㆍ넵스)에 이어 이번 시즌 네 번째 다승자가 된 조정민은 우승 상금 1억원을 받아 상금랭킹 5위(4억3,287만원)로 올라섰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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