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부터 중금속 함유량 대폭 낮춰
맞춤형 제품 등 대응 마련 시급
지난해 중국 시장에 1조원이 넘는 화장품을 수출했던 국내 기업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중국이 올해 12월부터 화장품 품질관리를 대폭 강화해 수출 조건이 까다로워지기 때문이다.
31일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에 따르면 중국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CFDA)은 화장품의 중금속 함유량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내용 등을 담은 ‘화장품안전기술규범’을 12월 1일부터 시행한다.
2007년 발표된 ‘화장품위생규범’을 수정한 이 규범은 유해 물질의 안전관리에 초점을 맞춰 중금속 함유량 기준을 강화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새 규정은 납 함유량을 기존 40㎎/㎏에서 10㎎/㎏으로, 비소 제한량을 기존 10㎎/㎏에서 2㎎/㎏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카드뮴도 5㎎/㎏을 넘지 못하도록 새로 제한 규정을 추가했고, 석면은 소량이라도 검출돼서는 안 된다.
무역협회는 “새 규범에서 규정된 사용 금지 성분은 총 1,388개로 2007년 규범보다 133개 늘었고, 사용 제한 성분도 47개로 1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최용민 무역협회 베이징지부장은 “기업이 성분 기준을 어기면 해당 제품에 대한 인증거부와 제품유통 금지 등으로 이어져 중국 수출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규범의 전체 분량이 566쪽에 달할 정도로 방대하지만 우리 기업들은 전문가를 통해 내용을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중국에 수출한 화장품 규모는 2013년 2억7,831만 달러에서 지난해 10억8,743만 달러(약 1조2,135억원)로 급성장했다. 우리나라의 전체 화장품 수출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1%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 알맞은 맞춤형 제품을 개발하는 등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의 이번 조치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와는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 최 지부장은 “새로운 규범의 시행을 결정한 시점이 지난해라 사드와 관련한 중국의 비관세장벽 강화 움직임과는 관계없다”고 설명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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