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공식사과부터” 목소리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최대 가해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가 영유아 사망 시 배상금 10억원을 지급하는 최종 배상안을 31일 내놨다. 대상자는 한국정부 1·2차 조사에서 1·2단계(가습기 살균제에 따른 피해 가능성 거의 확실 또는 가능성 높음) 판정을 받은 옥시 제품 사용자로 8월1일부터 배상신청 접수를 받는다.
최종 배상안은 지난 6월 26일 발표한 배상안과 대부분 같다. 성인은 피해자의 과거 치료비와 향후 치료비, 일실수입(다치거나 사망하지 않았을 경우 일을 해 벌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수입) 및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를 최고 3억5,000만원(사망 시) 지급한다. 중상 혹은 사망한 영유아·어린이는 일실수입 산정을 명확히 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총액 배상금을 10억원(위자료 5억5,000만원 포함)으로 일괄 책정했다. 경상이거나 증세가 호전된 어린이는 성인처럼 치료비·일실수입·위자료 등을 따로 산정한다. 법률 비용 지원을 확대하고, 가족 중 피해자가 2명 이상 발생 시 추가 위로금으로 5,000만원을 지급하는 안은 추가됐다. 옥시레킷벤키저 관계자는 “피해자와 가족 대부분을 만나 다양한 의견을 반영했다”며 “심각한 정신적 충격, 영유아·어린이 사망이라는 특수 상황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피해자와 유가족은 옥시에서 일방적으로 마련한 배상안에 합의를 종용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최승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가족연대 대표는 “옥시가 피해자들을 만난 것은 ‘의견 수렴을 했다’고 말하기 위한 방편일 뿐”이라며 “진정으로 피해자들에게 미안하다면 배상도 중요하지만 영국 레킷벤키저 본사 최고경영자(CEO)의 직접적이고 공식적인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환경보건센터도 이날 성명을 내고 “한국 정부의 폐손상 중심 판정 기준에 문제가 있어 다른 장기에 영향을 줬는지 연구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옥시가 선제적으로 (폐 손상 이외) 3,4단계 피해자들을 배상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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