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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듣지 않는다’ 이웃 살해 50대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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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듣지 않는다’ 이웃 살해 50대 구속

입력
2016.07.3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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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지팡이로 머리 등 무차별 폭행

수년간 상습폭행에 궂은 심부름까지

범행 부인, 거짓진술 강요하기도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전북 임실경찰서는 31일 이웃 주민을 수십 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 등)로 이모(57)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8시쯤 임실군 성수면 자신의 집에서 이웃주민 김모(56)씨 부부와 술을 마시다 부부가 말을 듣지 않는다며 나무지팡이로 수십 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김씨 부부에게 평소 빨래를 맡기고 술 심부름까지 서슴없이 시켜왔으나 자신이 시키는 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당일 이씨는 여느 때처럼 김씨 부부에게 술 심부름을 시키고 화를 내며 폭행을 했다. 김씨 아내는 술을 마시다 화장실을 가려고 잠시 집으로 갔다가 그대로 잠들었고 다음날 아침 이씨가 다시 집으로 오라는 전화를 받고 가던 중 이씨의 집 대문 앞에 숨져 있는 남편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숨진 김씨는 머리 3~4곳에 출혈이 발견됐고 몸 곳곳에 피멍이 들어 있었다. 아내 역시 이씨에게 수 차례 맞아 안와골절 등으로 전치 4주의 상해를 입었다.

이씨는 자신의 범행을 숨기기 위해 경찰이 출동하기 전 김씨 아내에게 ‘남편은 부부싸움을 하다 쓰러진 것으로 하고 당신은 남편에게 맞았다’고 거짓 진술을 강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김씨 아내와 주변 이웃들 증언을 토대로 이씨를 피의자로 지목하고 체포했다. 이씨는 경찰에서 “전날 부부와 술을 마신 것은 맞지만 폭행한 사실은 없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간경화로 건강이 좋지 않고 아내도 장애등급을 받지는 않았지만 일반인보다 지능이 낮아 변변한 직업이 없던 김씨 부부는 월세를 내지 않고 이씨 집에 얹혀살면서 궂은 심부름과 폭행에 시달려왔다. 경찰은 김씨 부검결과 두부 손상과 쇼크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하고 이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와 여죄를 조사하고 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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