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학. /사진=임민환 기자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올해 NC는 전문가들로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실제 지난해 정규시즌 2위를 했던 전력을 그대로 유지한 채 리그 최고 3루수 박석민(31)을 역대 FA(프리에이전트) 최고액인 4년 96억원에 데려왔다. 구단의 적극적인 지원 사격에 감독 계약 마지막 해를 맞은 김경문(58) 감독 역시 "이제 우승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NC는 4월 한 달간 12승11패로 예열을 마친 뒤 5월 14승1무8패를 기록했다. 6월 들어서는 구단 역대 최다 15연승을 달리는 등 16승1무6패의 상승세로 독주 중인 선두 두산을 견제했다. 또 7월18일 전반기 종료까지 승차를 4.5경기로 좁혔고, 30일까지 두산이 4승7패로 주춤하자 간격은 2.5경기까지 줄어들었다.
힘 빠진 두산을 끌어내리고 선두로 올라설 기회를 잡았지만 NC는 돌발 악재를 잇달아 만났다. 지난 20일 선발 투수 이태양(23)이 승부조작 사실을 시인해 계약 해지했고, 30일에는 승부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또 다른 선발 이재학(26)을 1군 엔트리에서 뺐다. NC는 "선수가 최근 일각에서 제기하는 의혹에 대해 결백하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구단은 관련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엔트리 제외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토종 선발의 중심축을 맡았던 2명의 이탈은 뼈아픈 공백이다. 설상가상으로 5선발 이민호(23)도 팀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흔들리고 있다. 이민호는 30일 LG전에 5이닝 8실점(5자책)으로 부진했고, 앞선 27일 삼성전에도 1이닝 4실점으로 최악의 투구를 했다. 또 대체 선발 역할을 했던 정수민(26)은 부진 탓에 29일 2군으로 내려갔다.
한때 '선발 왕국'이라고 불렸던 NC는 토종 선발 전멸 위기에 놓였다. 외국인 투수 에릭 해커(33)와 재크 스튜어트(30)를 제외하면 믿을 선발이 없다. 김 감독은 이태양과 이재학의 공백을 최금강(27), 구창모(19)로 메울 예정이지만 이들은 중간 투수로만 뛰어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없다. 불펜진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선발 투수가 부족한 것도 걱정이지만 더 큰 문제는 팀 분위기다. 한 팀에서 두 명이나 승부조작 의혹에 휩싸인 일은 전무후무하다. 또 승부조작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다른 선수 한 명도 의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1군 무대에 데뷔한 NC는 '정의, 명예, 존중'을 구단 가치로 내걸고 페어플레이를 강조한 팀이었기에 이번 사태는 더욱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한국스포츠경제 관련기사]
[트렌드] ‘눈호강 제대로’ 안방극장 ‘떼 주연’ 시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