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된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28일 한국과 직접 관련된 외교ㆍ안보와 경제분야에서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는 구상을 제시했다. 외교ㆍ안보에서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달리 ‘동맹강화’를 약속했지만, 경제분야에서는 대미 교역에서 대규모 흑자를 내는 국가들을 상대로 통상압력을 가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클린턴 후보는 이날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 ‘웰스파고 센터’에서 진행된 전당대회 마지막 날 후보수락 연설에서 외교ㆍ안보 구상과 관련, “미국은 동맹과 함께 해야 더 강해진다”며 “테러와 싸우는 데 있어 모든 미국인, 그리고 동맹과 함께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나 동북아시아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주한 미군 철수카드를 내비치며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규모를 증액하려는 트럼프 구상과는 확연하게 다른 것이다.
통상문제에서는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강력한 보호무역 성향을 띄게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클린턴 후보는 “불공정 무역협정에 단호히 ‘노’라고 말할 것이다. 중국에도 맞설 것이다. 철강 노동자와 자동차 노동자, 국내 제조업자들을 지지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매년 대규모 무역흑자(2015년 258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에 대해서도 통상압력을 가해질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다만 일본의 무역경쟁력 강화 효과가 예상되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반대입장을 정립한 만큼, 한국 반사 이익도 예상된다. 기후변화 대책으로 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한편, 일자리 창출을 위한 대규모 인프라투자도 공언한 만큼 경쟁력 있는 우리 기업에게 기회가 제공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필라델피아=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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