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수준의 추가 양적 완화
일본은행이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매입 규모를 배 가까이 늘리는 추가 금융완화를 단행했다. 일각에서 거론한 헬리콥터 머니는 없었으며 국채매입 규모 확대나 마이너스 금리 추가 인하도 없었다. 이처럼 추가 양적완화 내용이 시장의 기대에 못미치자 엔화가치가 2% 넘게 급등하고 주가가 크게 출렁였다.?
일본은행은 29일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총재 주재로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현재 연간 3조3,000억엔 규모인 ETF 매입 규모를 6조엔(64조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ETF는 원금을 손해 볼 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위험자산’으로 분류된다.
이번 완화는 일본은행이 추진해온 양적ㆍ질적 금융완화 가운데 비교적 약한 수준이며 ‘질적 완화책’으로 분류된다. 연간 시장에 공급하는 자금규모(80조엔)와 마이너스 금리의 폭(0.1%)은 현재수준으로 동결키로 했다.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위원 9명 중 8명이 현행 통화정책 유지와 기준금리 동결에 표를 던졌다.
일본은행의 결정사항이 알려지자 시장은 실망감에 요동쳤다. 완화의 내용물이 시장의 기대에 훨씬 못미치자 도쿄증시의 닛케이 주가지수가 한때 전날 대비 약 300포인트 떨어졌다가 다시 반등했고 엔화가치는 한때 달러당 102엔대까지 상승했다가 오후 1시10분 현재 103엔대로 진정됐다.
앞서 일본은행은 2013년 4월,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총재 취임 이후 처음 열린 금융정책회의에서 ‘2년내 물가 2% 상승’ 목표를 가능한 한 조기에 실현하기 위해 연간 약 80조엔을 시장에 공급하는 과감한 양적ㆍ질적 금융완화 조치를 단행했고 이듬해 10월 추가 완화를 발표했다. 이어 지난 1월말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0.1%)를 사상 처음 도입키로 결정, 2월부터 시행했다.
일본은행은 이와 함께 달러 자금을 120억 달러에서 240억 달러(약 27조 원)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또 2017회계연도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종전처럼 1.7%로 내다봤다. 올해 전망치는 기존 0.5%에서 0.1%로 하향 조정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