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5만원을 훔쳐 달아난 20대 남성들이 경찰의 끈질긴 추격 끝에 붙잡혔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편의점에 들어가 자선 모금함을 훔친 혐의(절도)로 손모(21)씨와 김모(21)씨를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두 사람은 지난 6일 오전 서울 은평구의 한 주택가 편의점에 들어가 음료수를 사려는 것처럼 시간을 끌다가 60대 여성 점주가 자리를 비운 사이 계산대에 놓여있던 유니세프 모금함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모금함 속에는 약 5만원 상당의 현금이 들어있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편의점 폐쇄회로(CC)TV를 살펴보던 중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범인들이 한 여름에 턱 아래까지 덮는 겨울용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있었던 것. 경찰은 이들이 신원을 숨기기 위해 헬멧을 착용했다고 판단, 편의점 강도 행각은 물론 날치기 등 추가범행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은평서는 강력팀 형사 20명을 투입해 서울시내 10개 구청 관제센터와 사설 CCTV 총 1,200대를 분석했다. CCTV에서는 두 사람이 마치 절도 대상을 물색하듯 빈 승용차 주변을 기웃거리는 모습이 수 차례 포착됐다. 경찰은 52.4㎞에 달하는 손씨 일당의 동선을 파악한 끝에 19일 송파구의 한 PC방에서 검거했다.
법원은 이번 사건의 피해액은 적지만 피의자들의 전과가 20범에 달하고 재범 우려가 크다고 판단해 이례적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정한 직업과 주거가 없는 피의자들은 밤마다 오토바이를 타고 여성이 혼자 근무하는 편의점을 범행대상으로 삼았다”며 “경기도로 원정 범죄를 계획한 정황도 나와 여죄를 캐고 있다”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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