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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과학자들 세계 최초 줄기세포로 소형 중뇌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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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과학자들 세계 최초 줄기세포로 소형 중뇌 제작

입력
2016.07.29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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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현수 듀크-싱가포르국립의대 교수/2016-07-28(한국일보)
제현수 듀크-싱가포르국립의대 교수/2016-07-28(한국일보)
고한석 존스홉킨스의대 교수/2016-07-28(한국일보)
고한석 존스홉킨스의대 교수/2016-07-28(한국일보)
조남준 싱가포르 난양공대 교수/2016-07-28(한국일보)
조남준 싱가포르 난양공대 교수/2016-07-28(한국일보)

한국인 과학자들이 주도한 국제공동연구진이 사람 혈액에서 뽑아낸 줄기세포를 키워 뇌의 일부분인 ‘중뇌’를 소규모로 만드는데 성공, 파킨슨병 등의 연구에 큰 진전이 예상된다. 대뇌피질 등 뇌의 다른 부위를 만드는 시도는 수년 전부터 계속돼왔지만, 중뇌를 3차원으로 제작한 건 처음이다.

제현수 듀크-싱가포르국립의대 교수와 조중현 싱가포르유전체연구소 연구원은 28일(현지시간) “줄기세포를 신경세포로 분화시켜 실험용 쥐 뇌 전체의 4분의 1 크기만한 중뇌 ‘오가노이드(organoid)’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엔 고한석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교수, 신주헌 존스홉킨스병원 교수, 조남준 싱가포르 난양공대 교수 등 재외 한인 과학자들이 다수 참여했다.

오가노이드는 실제 크기보다 작게 실험실에서 배양해 만든 장기를 말한다. 질병 등 생체 내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연구하는데 실험동물을 대체할 수 있는 수단으로 최근 주목 받고 있다. 연구진은 파킨슨병 연구를 위해 중뇌를 선택했다. 뇌의 한가운데에 있는 중뇌는 팔다리를 움직이는 등의 운동기능에 관여한다. 몸이 떨리거나 굳으며 운동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파킨슨병이 바로 중뇌의 신경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손실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파킨슨병에 걸린 중뇌 오가노이드를 만들어 현실에선 불가능한 조직검사를 해보고, 뇌 속 화학물질의 변화를 관찰해 개별 환자에게 치료에 적합한 약물을 찾아내는 방법을 개발하려는 게 연구진의 계획이다. 제 교수는 “중뇌 오가노이드를 이용하면 파킨슨병의 원인과 진행 과정 등도 좀더 명확히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에 만든 중뇌는 실제 인간의 뇌와 상당 부분 닮았다. 신경세포들이 연결돼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고, 서로 신호를 전달하며 신경전달물질을 만들어내는 등 사람 뇌에서 일어나는 작용이 관찰됐다. 그러나 너무 작다. 길이가 약 2㎜로 사람으로 치면 임신 중기 태아의 중뇌와 크기가 비슷한 정도다. 1~3㎜ 크기의 뇌 오가노이드는 어른 뇌 일부분과 50~60% 유사하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앞으로 오가노이드 뇌 조직을 계속 성장시키고, 대량으로 생산하는 방법도 개발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줄기세포 분야의 국제학술지 ‘셀 스템 셀’ 28일자에 실렸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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