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bless you’의 발음을 들어보면 예외 없이 ‘갓 블레쓔’로 들린다. ‘I guess you’re right’ 문장에서 guess you가 연이어 나는 소리도 ‘게쓔’로 들린다. 마찬가지로 ‘What makes you think so?’에서도 makes you가 ‘메익슈’로 소리 난다. 우리말의 구개음화 현상을 연상케 한다. 구개음이 아닌데 구개음처럼 발음되는 ‘구개음화현상’(palatalized)은 ‘같이’가 ‘가치’로, ‘굳히다’가 ‘구치다’로 소리나는 현상이다. 자음 ‘ㄷ’ ‘ㅌ’이 ‘이’ 모음을 만다면 ‘ㅈ’ ‘ㅊ’으로 발성되는 현상이 영어에도 있고, 이 발성은 지역 특색보다 대부분 개인의 성향과 연관이 깊다.
기초 과정에서 배우는 ‘Did you do that?’ ‘Would you like some tea?’문장의 발음이 가장 대표적 예다. ‘did + you’ ‘would + you’의 연결음은 결국 ‘d+y’로 압축되고, 우리말의 ‘굳이’가 ‘구지’로 발음되는 현상과 다를 바 없으며, ‘d’ 자음과 반모음 ‘y’ 연결 또한 영어와 똑같다. 이들 발음을 아무리 천천히 또박또박해도 ‘디쥬’ ‘유쥬’가 하나의 정착된 발음처럼 되어 있다. 그러나 ‘How are you?’ ‘I’m fine, thank you, and you?’에서 ‘and you’의 발음은 ‘앤쥬’도 가능하고 ‘앤 유’도 가능하다. 그런데 구개음 발성으로 ‘앤쥬’를 발음하면 다소 경박하게 들리기 때문에 정성을 들여 ‘앤 유?’로 발음하는 원어민이 더 많다.
그렇다면 ‘this year’는 어떨까. ‘-s+y’ 연결은 ‘ㄱ’ ‘ㅋ’ 도 아니고 ‘ㄷ’ ‘ㅌ’도 아닌데 마치 ‘쉬어’처럼 발성하는 것을 놓고 거부감을 보이는 원어민이 상당히 많다. ‘Last year’의 경우엔 우리 말의 구개음화 조건이 성립되고 실제 발음도 ‘래스 취어’로 들린다. 문제는 이들 발음이 위에서 소개한 did you나 would you만큼 정형화되지도 않았고 반드시 축약 발음을 해야 할 이유도 없다. ‘This year’를 ‘디쉬여’로 발성하면 다소 놀라며 어디서 그런 발음이 나오냐고 되묻는 원어민이 있는가 하면 지극히 자연스런 구어체 특유의 발음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다.
흥미로운 점 한 가지는 007 영화 주연의 Sean Connery도 이 발음을 하고, 그의 영어 발음은 지구촌에서 ‘가장 듣기 좋고 섹시한 발음’으로 정평 나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 발음은 16세기 Shakespeare시대에 이미 시작됐다는 기록이 있고, Scotland나 미국의 젊은 층도 이 발음을 선호한다.
그런데 영어 학습자 입장에서 본다면 ‘Is this your pen?’의 경우 ‘이 디쉬여 펜?’보다는 또박또박 발음하는 게 더 좋은 인상을 남긴다. ‘This year’도 ‘디쉬여’로 하는 것보다는 또박또박 발성하는 게 낫다. ‘In case you missed it’에서도 ‘인 케이슈~’로 연이어 발성 가능하지만 되도록 clear한 발음이 더 낫고 ‘Did you’ ‘Would you’ 정도만 구개음 발성을 하면 안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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