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섬나라로 유럽연합(EU)회원국인 몰타에서 최근 북한 노동자들이 잇따라 종적을 감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내 북한 식당 종업원들의 집단 탈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럽에서도 북한 노동자들의 이탈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28일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몰타 현지 북한 식당 종업원 2명이 감시망을 뚫고 사라진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북한 건설 노동자 1명이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이탈한 북한 식당 종업원은 중년의 남성 1명과 20대 초반 여성 1명으로 몰타의 북한 식당 ‘더 가든’에서 일하던 이들로 현재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소문이 퍼져 있다. 지난해 몰타 수도 발레타 북쪽 지역에 문을 연 이 식당은 곰탕 등 한국 음식과 이탈리아 음식을 팔았으나 개점 6개월 만에 폐업했다. 한 소식통은 “이들 중 1명이 전화를 걸어와 한국에서 탈북자 교육을 받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몰타는 면적이 제주도의 6분의 1에 불과한 소국으로 아시아, 유럽, 중동을 잇는 대형 상선과 여객선들이 자주 드다느는 해양 교통의 요지이다. 현지에선 이탈 북한 노동자들이 선박의 입출이 잦은 몰타의 특성상 배를 타고 제3국으로 이동한 후 최종적으로 한국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외에도 올해 몰타에 입국한 북한인 1명이 실종돼 몰타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현지 주간지 ‘일 무멘트’최근 보도에 따르면 북한 건설 노동자 3명이 사라져 경찰이 조사를 벌였고 이들 중 2명은 몰타인이 운영하는 건설회사의 현장에서 발견됐으나 나머지 1명의 행방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한편 몰타 정부는 EU국가 중 처음으로 자국 체류 북한 노동자를 사실상 추방 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몰타 정부는 체류 기한이 만료된 북한 노동자에게 체류 연장을 불허하는 방식으로 본국으로 돌려보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기준 건설현장 등에 남아있던 20여 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모두 북한으로 돌아간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같은 몰타 정부의 움직임은 해외 북한 노동자들이 벌어들인 외화가 북한 정권 유지에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국제사회에서 계속 제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ㆍ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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