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딸과 함께 살던 노모 A씨는 본인 사망 후 혼자 남게 될 딸이 걱정됐다. 자신의 명의로 된 주택 전세금 4,000만원을 딸에게 상속하려고 했지만 딸이 가족관계등록부상 친딸로 등재돼 있지 않았다. 다행히 A씨는 서울시복지재단의 도움으로 유언장을 작성할 수 있었다. 재단은 문맹인 노모의 사정을 감안해 사회복지사가 증인으로 참석한 가운데 녹음 방식으로 유언장 작성을 지원했다.
서울시복지재단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는 27일 노원구 어르신돌봄지원센터와 저소득 홀몸노인 유언장 작성 지원 업무협약을 맺는다고 밝혔다.
최근 고독사가 증가하면서 고인의 유류품 정리나 보증금 처리 등에 어려움을 겪는 일도 늘고 있다. 유언장 작성은 엄격한 형식을 따라야 하는 법률행위로, 미리 유언장에 처리방향을 밝히면 불필요한 분쟁을 막을 수 있다.
이에 공익법센터는 유언장에 사후 분쟁을 예방할 수 있는 내용을 1차로 담고 주위 사람에게 전하는 부탁이나 자신이 갑자기 위중하게 됐을 때 당부까지 남길 수 있도록 유언장 작성을 지원한다.
작성 방식은 간단한 자필 증서 유언장 외에도 문맹 노인을 위한 녹음방식의 유언장, 문맹에 말을 못하는 노인을 위해 변호사 등이 유언을 듣고 작성을 대신해 인증하는 구수증서(口授證書) 방식의 유언장 등 다양한 방식을 택한다. 움직이기 힘든 노인 등은 센터 소속 변호사와 사회복지사가 함께 집을 방문해 유언장 작성을 돕는다.
공익법센터는 노원구에서 시범 사업을 한 뒤 이 사업을 다른 지역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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