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홍성지 9단
흑 박정환 9단
<장면 1> 준결승전 B조는 랭킹 1위 박정환과 현역 해군 병장 홍성지의 대결이다. 박정환은 명인전에서 두 번째 결승 도전이다. 지난 42기 때 입단 8년 만에 처음으로 준결승까지 진출했지만 박영훈에게 1대 2로 져 탈락했다. 이번 기에는 본선 16강전부터 출전해서 윤준상, 김현찬을 차례로 제치고 다시 4강에 올랐다.
홍성지는 지난해 군 복무 중임에도 불구하고 맥심커피배서 준우승하는 등 각종 기전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명인전에서는 5연승으로 예선을 통과한 후 본선 16강전에서 작년도 준우승자 이동훈을 제쳤고, 8강전에서 신예 강자 변상일을 물리쳤다.
준결승전 3번기 첫 판이므로 돌을 가린 결과 박정환이 흑을 잡았다. 두 선수가 1부터 4까지 차례로 빈 귀를 차지한 후 박정환이 5로 우하귀를 굳혔고 6부터 10까지 우변에서 약간 고풍스런 정석 수순이 진행됐다. 좌상귀 11의 걸침에 대해 홍성지가 12로 멀찌감치 협공했다. 상대가 상대인 만큼 절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가겠다는 뜻이다.
흑이 13, 15로 눌러갔을 때 백이 16으로 한 번 더 민 다음 18로 한 칸 뛴 게 약간 색다르다. 보통처럼 <참고1도> 1이면 2로 붙이는 게 싫다는 뜻이지만 대신 흑이 한 줄 더 는 만큼 중앙이 두터워졌으므로 일장일단이 있다. 19 때 20으로 한 칸 뛴 것도 정수다. <참고2도> 1로 먼저 협공하면 2, 4로 공격 당해서 백이 괴롭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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