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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구 파티' 넥센, 마운드가 쑥쑥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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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구 파티' 넥센, 마운드가 쑥쑥 자란다

입력
2016.07.2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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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재영 10승 기념구(왼쪽), 김세현 20세이브 기념구/사진=넥센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넥센은 지난해까지 투수력이 약한 팀이었다. 하지만 올해 넥센의 마운드는 새 얼굴들의 활약에 활력이 넘친다. 넘치는 '기념구'만 봐도 확 달라진 마운드를 알 수 있다.

선수들은 데뷔 첫 승이나 첫 안타, 첫 홈런 등 의미가 있는 경기에서 기념구를 챙긴다. 올해 넥센은 투수쪽 기념구가 '풍년'을 이루고 있다. 신인 선수들의 활약이 이어지다 보니 챙겨야 할 기념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2012년 프로에 입단한 신재영(27)은 올해 데뷔 첫 승을 이루더니 전반기를 마치기도 전에 10승을 따냈다. 2015년 입단 동기 박주현(20)과 최원태(19)는 나란히 데뷔 첫 선발승을 거뒀다. 올 시즌을 앞두고 마무리 투수로 보직을 옮긴 김세현(29)은 데뷔 첫 세이브를 올린 뒤 올해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들의 '신선한' 활약에 넥센은 올 시즌 3위를 달리고 있다.

투수들의 기념구는 손혁 넥센 투수 코치가 살뜰히 챙기고 있다. 손 코치는 공에 기록을 달성한 날짜와 상대팀 등은 물론이고 선수에게 주는 메시지를 적어준다.

선수마다 메시지도 다 다르다. 20세이브를 달성한 김세현에게는 '앞으로 10개 남았다.^^ 노리면 더 세게, 더 강하게 던져라'고 적었다. 목표인 '30세이브'를 독려하기 위해서다. 10승을 올린 신재영에게는 '재영아. 축하한다.^^ 이제부터가 더 중요하다. 항상 처음처럼'이라고 썼고, 최원태에게는 '남들보다 첫 승이 늦었지만 원태는 좋은 투수니까 많은 승을 할 거야. 씩씩하게 하자'고 메시지를 남겼다.

▲ 박주현 첫 승 기념구(왼쪽), 최원태 첫 승 기념구/사진=넥센

손혁 코치는 "그 때 그 때 생각나는 멘트를 적어 넣는다. 평소 그 선수에게 자주 하는 이야기를 적게 된다. 머리맡에 두고 한 번씩 보게 될 때마다 다시금 생각을 했으면 하는 뜻도 있다"고 말했다. 선수에게도 더 특별한 의미가 된다. 김세현은 "스승과 제자 사이의 더 끈끈한 정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며 웃었다.

정작 손혁 코치는 자신의 기념구가 하나도 없다. 1996~2004년 LG KIA 두산 등에서 프로 통산 36승을 올린 그는 "내가 선수 생활을 할 때만 해도 이런 걸 챙기는 문화가 없었다. 하지만 기념구를 갖고 있으면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나중에 아이가 보고 '아빠, 이게 뭐예요'라고 물으면 아빠가 어떤 선수였는지 설명을 해줄 수도 있지 않나"라며 웃음 지었다.

올해에만 10개 가까운 기념구를 썼지만, 아직 더 쓰고 싶은 기념구도 남아 있다. 마운드의 성장이 꾸준히 계속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손혁 코치는 "(김)세현이의 세이브 기념구가 더 나왔으면 좋겠다. 20세이브와 30세이브는 다르다. 레벨이 높아질 수 있다. (신)재영이의 승리 기념구도 더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트시즌에 가서도 기념구들을 계속 쓸 수 있으면 좋겠다"며 '목표'를 드러내기도 했다. 27세이브를 기록 중인 김세현은 "코치님을 위해서라도 30세이브를 꼭 달성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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