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년대 번성했던 니트산업
인근 예술공방과 결합 시장 재생
市, 낡은 시설ㆍ건물 리모델링 지원
임대료 인상 자제 안심상가 도입
서울 용산구 해방촌 ‘신흥시장’이 내년 초면 주민과 예술이 공존하는 ‘아트마켓’으로 변신한다. 지난 1970~1980년대 니트 산업으로 번성했다 쇠락한 이곳에 50년 만에 젊은 예술가들이 둥지를 틀게 된다.
서울시는 아트마켓을 통해 해방촌 신흥시장 일대를 재생하고, 시장 활성화를 통해 새로운 도시 재생 모델을 만들어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겠다고 25일 밝혔다.
용산구 용산2가동 일대 면적 33만2,000㎡ 규모인 해방촌은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1970~80년대 니트 산업이 발달했다. 하지만 기계 자동화와 경기 악화 등으로 오랫동안 방치돼 소수 업체만 명맥을 유지해왔다.
이번 재생 사업의 핵심은 기존 해방촌 지역의 산업기반이었던 니트 산업을 재조명하는 것이다. 이를 청년 유입과 함께 활발해지고 있는 예술공방과 결합해 시장에 젊은 기운을 불어넣는다는 것이 시의 복안이다. 이와 함께 예산 10억원을 투입, 낡고 어두웠던 시장 시설을 대대적으로 보수하기로 했다.
시는 우선 칙칙하고 어두운 시장 분위기의 주범이었던 낡은 슬레이트 지붕을 걷어내 하늘이 보이는 시장을 만든다. 또 도로 포장, 배수시설 정비, 이벤트ㆍ휴식공간 조성, 디자인 간판 및 조명과 폐쇄회로(CC)TV를 설치 등을 통해 시장 분위기를 활기차게 조성할 예정이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 주민도 머리를 맞댔다. 현재 지역주민 조직인 ‘해방촌 도시재생 주민협의체’는 시장 내 빈 점포를 예술공방이나 청년 창업공간과 같은 앵커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등의 아이디어를 논의 중이다. 해방촌 지역 내 젊은 예술인과 디자이너, 니트 산업 종사자 등에게 시장공간을 저렴하게 임대하고, 이들은 재능기부를 통해 시장 활성화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이때 시는 건물주에 최대 3,000만원 리모델링비를 지원한다. 대신 5년 이상 임대료 인상을 자제하는 ‘서울형 장기안심상가’제도를 도입,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할 예정이다.
박원순 시장도 이날 해방촌에서 ‘도시재생 현장 시장실’을 열고 올 연말 수립 예정인 해방촌 도시재생활성화계획에 대해 주민 의견을 듣고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지원 방안 마련에 나섰다. 박 시장은 “해방촌은 최근 젊은 층 사이에 인기가 많지만 노후 저층 주거지와 낙후된 신흥시장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해방촌 주민 여러분의 의견을 다양하게 수렴해 주민이 원하는 맞춤형 도시재생 사업을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신흥시장이 속한 해방촌은 서울의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 중 하나다. 시 도시재생 활성화지역은 4~5년에 걸쳐 최대 100억원 이상 규모로 지역역량강화사업, 앵커시설 확충 등 마중물 사업에 대한 공공지원을 받게 된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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