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9> 좌하귀 패가 승부처다. 문제는 패감인데 흑백 모두 여기저기 패감이 엄청나게 많아서 과연 누가 유리한 상황인지 쉽사리 판단이 되지 않는다. 이럴 때는 두 대국자의 표정을 비교해 보는 것도 형세판단에 큰 도움이 된다. 다행히 이 바둑을 바둑TV에서 생중계 했기 때문에 TV모니터에 비친 두 선수의 표정에서 어느 정도 판세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이세돌이 상대가 패를 따내면 별로 고민하지 않고 바로바로 새로운 패감을 쓰고 있는데 반해 박영훈은 한 수 한 수 둘 때마다 고민하는 빛이 역력하다. 이세돌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라는 얘기다.
두 선수가 한참 동안 치열하게 패감 공방을 벌였지만 결국 흑이 패를 이겼다. 이세돌이 37, 38로 패감을 쓴 다음 39로 패를 따내자 박영훈이 더 버티지 못하고 패를 양보하는 대신 40으로 중앙 흑 두 점을 잡았다. 하지만 아세돌이 43으로 패를 해소해서 사실상 흑의 승리가 결정됐다. (8 14 24 30 36 … △, 11 17 27 33 39 … 3)
이후 두 선수가 <참고도> 1부터 19까지 서로 최선의 끝내기 수순을 밟아 나갔지만 반면 8~9집 정도의 차이가 전혀 좁혀지지 않자 결국 박영훈이 돌을 거뒀다. (17 … 11) 245수 끝, 흑 불계승.
이세돌이 준결승 3번기에서 박영훈을 2대 1로 누르고 결승에 선착했다. 박영훈은 40, 41기에 이어 이번 43기까지 3회 연속 준결승전에서 이세돌에게 덜미를 잡혔다.
박영철 객원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