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박 이주영ㆍ이정현 “내가 적임자”, 비박 정병국ㆍ김용태 “공천 혁신”
멀박 한선교ㆍ주호영도 지지호소, 친박 홍문종도 주초에 선언할 듯
‘대어’가 사라진 새누리당 당권 경쟁에서 친박계 핵심의 러브콜을 얻으려는 후보들 경쟁이 본격화했다. 최고위원 선거전은 친박계가 수적 우위를 점하는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전당대회 후보등록 마감(29일)을 5일 앞둔 24일 당권 주자들은 잇따라 휴일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전에 돌입했다. 출마선언에서 총선참패와 관련해 친박계를 비판했던 ‘범친박’ 이주영 의원은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박 전 대통령의 시대정신을 오늘에 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기자간담회에서도 “내가 친박이 아니라고 하는 것도 굉장히 부자연스러운 일”이라며 “대통령의 정책은 곧 집권당 정책이 돼야 한다”며 ‘당정청 일체론’을 폈다. 친박계 홍문종 의원도 이번 주초 당권 도전을 공식화 할 예정이다. 지난 18일 친박계의 공천 개입 녹취록 공개 직후 서청원ㆍ최경환ㆍ윤상현 의원이 서울 모처에서 서 의원을 대신할 당권주자를 상의하는 자리에서도 홍 의원은 당권도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 이정현 의원은 이날 점퍼 차림에 배낭을 멘 채 기자회견을 갖고 “청와대와 정부,여당은 운명공동체”라며 “공천을 혁신하기 위해 상시 공천제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친박계 ‘대어’가 사라지자 비박계 당권주자들은 자신감을 얻은 듯 공약 알리기에 적극 나섰다. 정병국 의원은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중앙당의 공천권을 포기하고, 상향식 공천제를 법제화하겠다”면서, 내년 대선 이전 개헌도 약속했다. 김용태 의원도 셔츠 차림에 무선 마이크를 착용하고 프리젠테이션 방식의 기자회견을 열어 “정당의 꽃은 공천인데, 이 꽃에서 악취가 풍긴다”며 국민공천제 도입을 강조했다. 그는 “지방자체단체의 기초의원 공천에서도 중앙당이 일절 손을 떼도록 하겠다”고 했다. 친박계와 멀어진 ‘멀박’인 한선교 의원은 방송에 출연해 지지를 호소했고, 주호영 의원은 대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공천에서 떨어졌던 사람이 당 대표가 되는 것만큼 더 큰 변화의 상징성이 있겠느냐”며 텃밭인 TK(대구ㆍ경북) 다지기에 나섰다.
최고위원 선거의 경우, 친박계 수적 우위 구도가 강화되고 있다. 최연혜 의원까지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하면서, 친박계 후보는 조원진 이장우 함진규 의원에 이어 총 4명으로 늘었다. 비례대표로 초선인 최 의원의 이례적인 출마는 차기 당 지도부에서 지분을 늘리기 위한 친박계의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출마의사를 밝힌 강석호 이은재 의원은 비박계, 정용기 의원은 중립 성향으로 분류된다. 선출직 최고위원 4명 가운데 여성 몫인 1명은 최연혜 이은재 의원이 경쟁하고 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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