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가 ‘깃발라시코’에서 활짝 웃었다.
수원FC는 24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2라운드에서 성남을 2-1로 눌렀다. ‘깃발라시코’는 지난 3월 성남 구단주 이재명(52) 성남시장의 글이 발단이 됐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수원FC를 도발하며 ‘이긴 시청 깃발을 진 시청에 걸자’는 글을 올렸다. 이에 수원FC 구단주인 염태영 수원시장이 응수하며 ‘시청 깃발보다 구단 깃발로 시작하자’고 받아쳐 성사됐다. 깃발라시코는 깃발과 엘 클라시코(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더비)를 합친 말이다. 3월 19일 첫 대결에서는 1만2,000명의 구름 관중이 모인 가운데 1-1로 비겨 깃발이 걸리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승패가 갈렸다. 성남FC는 약속에 따라 경기 직후 탄천종합운동장에 상대 구단 깃발을 걸었다.
이날 경기 전부터 두 시장은 또 한 번 설전을 벌였다.
염 시장은 “우리 구단은 클래식 승격 뒤 깃발 더비나 수원 더비 등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었다”며 “이대로 불꽃이 꺼지지 않도록 구단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팀 성적이 최하위로 처져 있는 것에 대해서도 “(구단 운영에 쓸) 추경 예산 예비심사를 마쳤다.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자리를 함께한 이재명 시장은 “우리도 외국인 선수 티아고를 이적시켰는데 새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 전력 강화에 나선다”고 거들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무승부도 패배나 다름없다. 만약 수원FC가 승리할 경우 경기 직후 깃발을 꽂고 가시라”고 자극했다. 염 시장은 “오늘 꼭 깃발을 꽂고 가겠다”고 웃었는데 실제 그렇게 됐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뒤 후반 18분 수원FC의 첫 골이 나왔다. 권용현(25)이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했다. 후반 25분 역습에서 임창근(26)이 1골을 더 보태 수원FC가 앞서갔다. 성남FC는 후반 35분 황진성(32)이 만회골을 넣었지만 동점에는 실패했다.
수원FC는 구단 사상 처음으로 클래식 2연승을 달리며 4승7무11패(승점 19)로 여전히 꼴찌지만 11위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22)를 승점 3점 차로 추격했다.
전북 현대는 울산 현대와 홈경기에서 2-1로 승리하며 13승9무(승점 48)로 22경기 연속 무패를 유지하며 선두도 굳게 지켰다. 2위 FC서울은 제주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난타전 끝에 3-2로 이겼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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