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바이에른주 뮌헨 도심에서 22일(현지시간) 독일ㆍ이란 이중국적을 가진 18세 청소년이 총기를 난사해 어린이 등 9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자살했다. 바이에른의 통근열차에서 이슬람국가(IS)에 전도된 17세 아프가니스탄 난민이 도끼를 휘둘러 4명을 다치게 한 뒤 사살된 지 나흘 만에 터진 참사다. 용의자는 범행 전 해킹한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현장으로 사람들을 유인하는 대담함도 보였다. 그가 IS와 연계된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과거 대형 테러에 집착했으며, 특히 5년 전 77명을 숨지게 한 노르웨이 역사상 최악의 테러인 브레이비크 사건에 심취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당일은 브레이브크 사건 발생 5년째 되는 날이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터지는 최근의 잇단 대형 테러는 과연 세계 어디에 안전지대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불안과 공포를 고조시키고 있다.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로 130여명이 숨진 이후, 14일 프랑스 니스에서 84명이 희생된 트럭테러, 20명과 36명이 각각 숨진 방글라데시 외국공관 테러와 터키 이스탄불 국제공항 자살폭탄 테러 등 끔직한 테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는 상황이다. 며칠 전에는 리우 올림픽을 10여일 앞두고 올림픽 기간에 테러를 모의한 용의자들이 무더기로 체포됐다. 그런데도 브라질에서 암약하는 IS 하부조직원들이 테러를 감행할 수 있다는 미국 연방수사국(FBI) 경고가 나오는 등 올림픽 안전에도 비상이 걸렸다.
최근의 테러는 정치ㆍ종교적 명분의 전통적 테러 개념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복잡한 성격을 띠고 있어 더욱 치명적이고 사전 대응도 어렵다. 이번 범행도 IS가 사주했거나 용의자가 IS에 경도됐다는 정황은 보이지 않았다. 유럽연합(EU) 경찰기구인 유로폴은 최근 “올해 일어난 테러 모두 IS가 배후를 자처했지만, IS가 기획ㆍ지원하거나 실행한 테러는 한 건도 없었다”는 보고서를 냈다. 국가적ㆍ종교적 정체성에 대한 혼란, 빈곤ㆍ차별 등 사회를 향한 불만과 분노 등이 테러의 동인이고, 이를 거창한 대의명분으로 포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마디로 광기와 결합된 폭력이다.
주지하듯, 한국도 결코 테러 안전지대일 수 없다. IS가 성전을 벌일 대상으로 한국을 지목하고, 무장조직원들이 국내에 잠입했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올 여름 휴가철을 맞은 해외 여행객이 역대 최고를 기록할 전망이다. 국가적 차원에서 테러 대비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으로 개개인의 안전 경각심도 바짝 끌어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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