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진욱(35)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여성의 변호인이 사임했다. 고소 여성에게 불리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많아 이씨 측이 해당 여성을 맞고소한 무고 혐의 수사가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24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고소 여성 A씨의 변호인이 속한 법무법인 현재는 이날 “새로운 사실 관계가 발견됐고, A씨 측과 수사대응 방법에 대한 이견으로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돼 변호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변호인이 사임을 결정한 23일은 A씨가 경찰의 2차 소환조사를 받은 날이다. 17일 이씨를 불러 조사한 경찰은 22일 오후 A씨를 추가 소환했으며, 그가 도중 심리 불안 등의 증세를 호소해 이튿날 오후 재조사했다.
상황이 급변하면서 경찰이 A씨의 무고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변호인이 수사 도중 사임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성폭행의 핵심 쟁점인 성관계의 강제성을 입증하는 부분에서 고소인과 변호인의 의견이 충돌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A씨는 앞서 12일 지인과 저녁 자리에서 처음 만난 이씨가 자택으로 찾아와 성폭행했다며 이틀 뒤 이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A씨는 상해진단서와 사건 당일 입었던 속옷을 성폭행을 당한 증거로 제출했다. 그러나 이씨 측은 “합의 하에 가진 성관계”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16일 A씨를 무고 혐의로 맞고소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경찰이 채취한 이씨의 구강 상피세포를 분석한 결과 A씨 속옷에서 나온 유전자정보(DNA)와 일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성폭행 혐의와 무고 건을 병합해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양측이 응한 거짓말탐지기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진술ㆍ물적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수사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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