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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정기예금 2년 만에 최대 증가 폭…13.9조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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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정기예금 2년 만에 최대 증가 폭…13.9조 늘었다

입력
2016.07.24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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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올해 상반기 은행의 정기예금 수신액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562조9,00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13조9,000억원 늘었다. 이는 반기 기준으로 2014년 상반기(15조2,000억원) 이후 2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은행의 정기예금은 2014년 하반기 2조1,000억원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 상반기에는 14조6,000억원 급감했다. 그러다 작년 하반기 6조4,000억원 늘면서 증가세로 바뀌었고 올해 들어 증가 규모가 크게 확대된 것이다. 정기예금은 가계나 기업 등이 일정 기간 은행에 돈을 넣어둔 뒤 이자를 받기로 약정하는 저축성 예금이다.

한국은행은 은행들이 대출 증가로 상승한 예대율(예금잔액에 대한 대출 잔액비율)을 낮추려고 정기예금 유치에 노력한 영향으로 분석했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자선 건전성을 위해 예대율을 100% 이하로 규제하고 있다. 작년 상반기 정기예금이 급감한 것은 정부 정책 영향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금융위원회는 2014년 말 은행의 예대율 산정 시 대출금에서 정책자금 대출을 제외하는 규제 완화 조치를 발표했고 작년 상반기에는 은행이 가계부채 개선을 위한 안심전환대출 채권을 한국주택금융공사에 양도하는 정책이 시행됐다. 이에 따라 예대율에 여유가 생긴 은행들이 자금 조달에 신경을 덜 쓰면서 정기예금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뒤 대출이 크게 늘고 예대율이 올라가자 은행들이 다시 정기예금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은행들이 언제든 빠져나갈 수 있는 수시입출식 예금보다 안정성이 높은 정기예금을 유치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계나 기업의 현실적 판단도 정기예금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기준금리가 1%대인 초저금리 시대에 높은 이자 수익을 기대하기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진 상황에서 가계나 기업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을 일단 정기예금으로 은행에 넣어두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은의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를 보면 지난 5월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1.53%에 불과하다. 그러나 정기예금이 수시입출식 예금 등 다른 상품보다 이자가 조금이라도 높으므로 정기예금을 찾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저축성예금 가운데 단기성 대기자금으로 분류되는 수시입출식 예금의 수요가 아직 더 크다. 지난 6월 말 은행의 수시입출식(실세요구불예금 포함) 예금 잔액은 535조2,000억 원으로 올해 상반기에 22조5,000억 원이 늘었다. 올해 상반기 수시입출식 예금 증가액은 정기예금보다 61.9% 많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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