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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 ‘대의원 뽑아줘’ 셀프 홍보 나선 온라인 당원들

입력
2016.07.23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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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권리당원 글
더민주 권리당원 글

자신을 더불어민주당의 당원이라고 소개한 한기열씨는 며칠 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대의원 추천 좀 해달라’는 독특한 ‘광고글’을 올렸습니다.

지난해 더민주에서 벌어진 연쇄 탈당 때 온라인을 통해 당원 가입을 했다는 그는 권리당원(올해 1월 15일 이전 당원 가입, 지난 1년 동안 6개월 동안 당비 납부) 자격을 얻었는데, 8월 27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대의원에 도전하겠다며 자신을 추천해 달라는 글을 남긴 것입니다.

지난 20, 21일은 더민주가 전당대회(전국대의원대회)를 앞두고 지역대의원과 전국대의원 모집하는 기간 이었습니다. 그런데 특이한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김씨처럼 온라인을 통해 자신을 추천해 달라는 공개 요청을 하는 일반 당원이 크게 늘었다는 점입니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전국대의원의 경우 각 지역 마다 당원 수 등을 감안해 미리 배정된 수만큼 뽑는데, 10명 중 3명은 지역위원장이 사실상 ‘지명’하게 되고 나머지 70%는 추천인 수가 많은 순서로 결정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추천을 많이 받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죠.

전국대의원은 전대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당 대표를 뽑는 전대에서 대의원의 투표 비중은 45%로 가장 높습니다. 권리당원 30%, 일반당원 25%(국민여론조사 15%, 당원여론조사 10%) 보다 훨씬 높고 결국 대의원의 표심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달렸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번 전대를 앞두고 이 대의원이 되고자 하는 후보들의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고 합니다. 특히 수도권 지역이 그랬는데요. 몇몇 지역위원회의 경우 당초 예정된 이틀을 넘겨 22일까지 추가 모집을 하기도 했습니다. 서울 강남의 한 지역위원회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강남 같은 취약 지역에서는 경쟁률이 1대 1도 채워지지 않은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1.5대 1을 넘겼다”고 전했는데요.

그 동안은 지역의 권리당원을 사실상 장악한 지역위원장이 자신이 원하는 당원들을 대의원으로 만들기가 어렵지 않았지만 이번엔 권리당원 자격을 얻은 온라인 당원들이 적극 나서면서 기존과는 양상이 달라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습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서울의 권리당원이 대략 4만 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이 중 25%(1만명)가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들어온 온라인 당원이라고 알려졌을 만큼 수도권에서 온라인 당원들의 영향력은 상상 이상으로 커지고 있다”며 “특히 강남 등 기존 취약 지역은 기존 권리당원보다 온라인 당원들이 더 많다”고 전했는데요.

이들 온라인 당원들끼리 ‘품앗이 추천’을 하는 현상까지 벌어졌다는 말도 들립니다. SNS 등을 통해 같은 지역의 온라인 당원 중 권리당원 자격을 얻은 이들끼리 서로를 추천해주면서 대의원 만들기에 나선 것이죠. 나아가 8ㆍ27 전대에서 호남 등 기존 조직의 영향력이 큰 곳은 조직의 권리당원 동원력이 큰 영향을 주겠지만 수도권은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곳곳에서 지역위원장 측의 권리 당원과 온라인 당원 사이의 경쟁도 벌어질 가능성도 있구요.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할 예정인 한 후보 캠프 관계자는 “온라인 당원들 상당수가 2030세대이고 지난해 연쇄 탈당과 함께 문재인 전 대표가 곤란한 상황에 처했을 때 당원이 됐기 때문에 아무래도 친문(문재인) 성향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며 “결국 문 전 대표가 어느 당 대표 후보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이들의 표심도 움직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일부에서는 이들이 이번 전당대회는 물론 내년 대선 후보 경선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미리 대의원 자격을 얻어 놓는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새로 당원이 된 온라인 당원이 약 10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이 중 권리당원만 최소 4~5만 명인데다 이 중 대의원까지 상당수 배출된다면 이번 더민주 당 대표 경선은 온라인 당원들의 영향력이 막강해 질 것 같습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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