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위에 3D 구현… 수술 정확도 높여
포켓몬 고 열풍이 몰아치는 가운데 의료ㆍ관광ㆍ교육 등 각 분야에서의 증강현실(AR)의 활용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상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증강현실 기술은 자동차 운전석 앞 유리창 위에 계기판 형태의 화면으로 나타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다. HUD는 운전자가 시야를 아래쪽 계기판이나 중앙 스크린 쪽으로 돌리지 않아도 차량 속도, 후측방 차량 접근 경보, 내비게이션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게 해 준다. 이미 1970년대 상업용 항공기에 적용된 것이 2000년대 들어 BMW, 도요타 등 수입차로 확대됐다. 국내 완성차 업체 중에서는 2012년 기아차가 K9에 처음 선보인 뒤 현재는 대부분 신차에 적용되고 있다.
쇼핑에서도 증강현실은 위력을 발휘한다. 세계적 조립 가구 브랜드 이케아의 상품 소개 책자(카탈로그) 소프트웨어(앱)을 이용하면 가구가 집과 잘 어울리는 지 손쉽게 점검할 수 있다. 앱을 켜고 배치하고 싶은 위치에 스마트폰을 갖다 댄 뒤 가구를 선택하면 증강현실로 나타난 가구가 현실 위에 겹쳐 보여 주변과의 조화를 가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의류 쇼핑에서도 유용하다. 현대백화점 킨텍스점은 이 달 말까지 AR 전문업체 에프엑스기어에서 제작한 AR 거울인 ‘에프엑스미러’ 체험존을 운영한다. 동작 인식 카메라로 소비자의 신체 사이즈를 측정한 뒤 의상을 착용한 가상의 모습을 스크린을 통해 보여준다. 옷이 몸에 맞는 지 입어보며 발생할 수 있는 제품의 손상도 막고 소비자 시간도 절약해준다.
의료 분야에서 증강현실은 수술의 정확도와 신뢰를 높여주기도 한다. 문영래 조선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미래부와 함께 증강현실을 활용한 의료 기술을 개발 중이다. 자기공명영상촬영(MRI), 초음파, X선 등으로 촬영한 검사 자료를 종합해 3D 형태로 아픈 근육과 뼈 등을 구현한 뒤 환자 신체 위에 겹쳐 보이게 하면 환자에게 증상과 치료 과정을 보다 쉽게 설명할 수 있다. 환자의 정보를 저장한 바코드를 화면 위에 비추면 증강현실 형태로 아픈 부위를 확인하고 이를 3D 프린터로 출력해 가상 수술도 해 볼 수 있다.
관광의 흥미를 높이는 데도 증강현실은 톡톡한 역할을 한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4월 서울 중구에 문을 연 한국문화체험관인‘케이스타일허브’에는 싸이, 빅뱅 등 한류스타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AR 포토존이 있다. 스크린에서 같이 사진을 찍고 싶은 스타를 선택하면 스크린 속에 증강현실로 나타난 스타가 걸어 들어와 포즈를 잡아준다. 최근 등장하고 있는 관광 앱들은 스마트폰으로 관광지를 비추면 맛집과 역사 등의 정보를 증강현실로 제공해주기도 한다.
이 외에도 증강현실을 이용해 가상의 군사훈련을 실시하거나 길 위에서 스마트폰을 켜 목적지까지의 방향과 거리를 증강현실로 보여주는 등 다양한 활용 방안이 기대된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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