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미국 언론 인터뷰에서 대만의 독립성을 강조하자 중국이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차이 총통은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를 통해 보도된 인터뷰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차이 총통에게 중국과 대만간 합의인 ‘92공식(九二共識ㆍ1992년 ‘하나의 중국’이란 원칙 아래 각자의 명칭과 해석을 수용하기로 한 합의)’ 수용을 선언하는 시한을 부여했다는 몇몇 학자들의 관측에 대해 “대만 정부는 국민의 뜻에 거스르는 조건을 토대로 한 기한을 수용할 수 없다”고 답했다. 민주주의 원칙을 지키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이지만 사실상 92공식의 승계를 거부하고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모호한 태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중국은 이에 양안 간 정치적 평화를 위한 92공식을 승계하라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마샤오광(馬曉光) 주임은 “92공식과 핵심 가치를 지키는 것이 평화롭고 안정적인 양안 관계의 발전을 보장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현재 대만과의 공식적인 대화를 중단한 상태다. 차이 총통은 “대화 통로가 공식적인 길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양안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차이 총통은 이 인터뷰에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대만을 국가로 승인하지 않는 상황이 “확실히 불공정하다”고 주장하며 “우리는 (미국이 규정한) 독립체(entity)가 아니라 민주국가”라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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