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박영훈 9단
흑 이세돌 9단
<장면 7> 삼성화재배 통합예선에서 한국이 사상 최악의 성적을 거둬 바둑계가 침울한 분위기지만 정대상(59·9단)은 요즘 축하 인사 받기 바쁘다. 통합예선 시니어조에서 우승, 17년 만에 다시 세계 대회 본선 무대를 밟았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 수읽기가 빠르고 전투가 능해 ‘속사포’라는 별명으로 각종 기전에서 활약했지만 세계 대회 본선 진출은 1999년 제4회 삼성화재배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정대상은 이번 예선에서 김준영, 김종준, 안관욱을 차례로 꺾었고, 결승에서는 일본 3대 타이틀인 본인방을 차지했던 조선진에게 극적인 반집승을 거뒀다. 정대상은 “무척 기쁘다. 내친 김에 32강전에서 한 번 더 “사고를 치고 싶다. 본선 멤버는 모두 강자들이지만 나도 ‘한 방’이 있다. 상대가 아홉 번 잘 하더라도 한 번의 찬스만 온다면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며 강한 투지를 보였다.
흑1이 놓이자 중앙이 시커매졌다. 박영훈이 우변에서 2, 3을 교환한 다음 4로 중앙 삭감에 나섰지만 5, 7 때 더 이상은 안 된다. <참고1도> 1이면 당장 2~6으로 반격 당해서 백이 안 된다. 할 수 없이 8로 호구 쳤지만 9, 11로 흑집이 크게 불어났다.
우변 12가 좋은 수다. 흑이 <참고2도> 1로 끊을 수는 없다. 2부터 7까지 백이 선수로 처리하면 오히려 손해다. 이후 13부터 30까지 두 선수가 서로 차례로 큰 자리를 두어 나갔다. 매우 미세한 형세지만 전체적으로 흑이 두터워서 약간 유리해 보인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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