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1일(현지시간) 프랑스를 방문해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문제를 논의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전날 메이 총리를 만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마찬가지로 협상 준비기간의 필요성을 인정했지만 탈퇴조건에 대해서는 기존의 강경한 입장을 되풀이해 실제 협상 시 진통을 예고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영국 새 정부에 브렉시트 협상 준비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능한 한 빨리 준비가 완료되길 바란다”는 단서를 붙였다. 메이 총리는 “영국과 EU 다른 회원국 모두에게 기회를 최대화하도록 건설적으로 협상이 진행됐으면 한다”면서 “앞으로 6개월 이내에 협상 준비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브렉시트 조건에 대한 양국의 입장차가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메이 총리는 “영국이 프랑스와 긴밀한 경제 관계를 유지하길 희망한다”면서도 브렉시트 투표가 결정한 대로 영국으로 넘어오는 이민자의 유입 제한을 관철하겠다고 표명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에 대응해 “영국이 단일시장에 남고 이동의 자유를 받아들일 것인지 아니면 다른 지위를 얻을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영국을 압박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날 메이 총리와 회담하기 전 아일랜드 더블린을 방문해 엔다 케니 총리와도 회견했다. 그는 이 회담 후 “영국의 브렉시트 협상은 빨리 시작할수록 더 좋고, 신속하게 끝내는 것이 더 좋다”고 밝히기도 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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