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21일 역대 3번째로 빠른 425경기 만에 500만 관중을 돌파했다. 하지만 각종 사건 사고로 얼룩져 KBO리그의 가장 ‘우울한 목요일’로 기억에 남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이날 전국 5개 구장에 5만2,249명이 찾아 누적 관중 504만172명을 기록했다. 2012년 332경기, 2011년 382경기에 이은 역대 3번째 최소 경기 500만 돌파다. 500만 관중은 KBO리그 통산 10번째이자 2008년 이후 9번째 연속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날 프로야구는 잔칫집이 아니라 초상집 분위기였다. 도박파문부터 승부조작까지 악재가 연달아 터지며 스스로 찬물을 끼얹었다. 홈런왕 출신 김상현(kt)의 음란행위 추문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이다.
경기가 열린 5개 구장엔 깊은 침묵이 흘렀다. 안지만의 계약 해지를 발표한 류중일 삼성 감독은 이날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선배 야구인으로서 책임을 느낀다”며 침통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태양이 불구속 기소된 NC의 김경문 감독 역시 창원 SK전에 앞서 “감독으로 팬들께 사죄 드린다”며 머리를 조아렸다.
충격의 여파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구단들은 공교롭게도 이날 모두 승리했지만 환하게 웃을 수 없었다. 삼성은 두산을 6-3으로 꺾었다. 3-3으로 맞선 6회 김상수의 희생플라이와 구자욱의 2타점 3루타를 묶어 단숨에 3점을 내 달아나면서 승기를 잡았다. 삼성은 모처럼 2연승을 거뒀지만, 선수들은 고개를 숙여야 했다. NC도 홈에서 SK를 7-4로 이겼다. NC는 1회부터 나성범의 2타점 적시타와 테임즈의 투런포가 잇달아 터지면서 흐름을 가져갔다. NC 선발 이민호는 5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6승(5패)째를 거뒀다.
문우람이 혐의를 받고 있는 넥센도 후반기 첫 3연전에서 LG를 상대로 위닝시리즈(3연전 2승 이상)를 거뒀다. 7-4로 승리하며 2연승을 거둔 넥센은 50승 37패 1무로 3위 자리를 지켰다. 넥센은 두산(56승)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50승 고지를 밟았다. 넥센은 4-4로 맞선 8회말 1사 만루에서 김민성의 사구로 결승점을 뽑은 뒤 박동원의 2타점 좌월 2루타로 쐐기를 박았다. LG 박용택은 시즌 100안타를 채워 8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 기록을 세웠다. KBO 역대 15번째다. 넥센 5번째 투수 이보근이 1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4승(5패)째를 거뒀고, 마무리 김세현은 9회 등판해 승리를 지켜, 시즌 27세이브를 올렸다.
부산에서는 롯데가 집중타를 앞세워 KIA에 10-1 대승을 거뒀다. 대전에서는 한화가 kt를 8-1로 제압했다. 후반기 첫 3연전에서 2승1패를 거둔 한화는 최근 4연속 위닝시리즈로 36승45패3무가 됐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ㆍ김주희기자 juh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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